NH농협은행에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서비스는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농협은행은 기존 오프라인 영업점에서 다른 시중은행보다 개인 자산관리(WM) 서비스를 늦게 시작한 편이다. 후발 주자로서 프라이빗 뱅커(PB) 센터가 없고, 확보해 놓은 고액자산가 수도 적어 자산관리 서비스 부문에서 만큼은 다른 은행에 뒤처져 있었다.
하지만 마이데이터 시대가 오히려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그동안 'WM특화점포'를 통해 쌓아온 자산관리 역량을 'NH마이데이터'에 결집시켰다. 농협은행은PB 센터 대신 영업점 내에 라운지 등을 활용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자산가 기준도 다른 은행의 3억원이나 5억원보다 대폭 낮춘 1억원으로 설정했다. 고액자산가보다 일반 고객 대상으로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이게 NH마이데이터와 맞물려 큰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농협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일 NH마이데이터 서비스 출시 후 가입자가 한 달 여 만에 100만명 이상 모였다. 농협은행 애플리케이션(앱) 'NH스마트뱅킹'이나 '올원뱅크'에서 마이데이터에 가입할 수 있는데 지난달 정식 서비스 돌입 후 가입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후문이다. 농협은행은 조만간 비대면 상담 서비스를 도입해 본격적인 자산관리 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100만명 홀린 NH자산플러스(+), 비결이 뭐야
NH마이데이터 콘셉트는 고객 금융·공공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초개인화 맞춤 서비스다. NH마이데이터는 만 19세 이상 성인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NH자산+ △금융플래너 △연말정산컨설팅 △내차관리 △맞춤정부혜택까지 5가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NH자산+가 NH마이데이터 핵심 서비스다. 전 금융회사 자산과 소비 내역을 한 번에 관리하고, 연금진단과 소비 브리핑 등 다양한 제언을 받을 수 있는 개인종합자산관리 서비스다.
단순 은행 입출식 계좌나 예·적금을 넘어서 대출, 증권, 연금, 보험, 선불페이 상품과 자동차 등 다양한 형태의 자산을 보여주고 관리해준다. 금융상품 만기 알림과 대출상품 추천, 예상 연금 수령액 계산 등 자산별 관리 팁도 안내한다.
물 샐 틈 없이 새는 돈을 막아주는 소비 내역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소비 내역 중 총소비 부문은 당월 소비한 금액과 상세내역을 조회하고, 전월 대비 소비 추이를 분석해 안내한다. 월 예산 부문은 급여일이나 카드결제일에 따라 달라지는 소비 기간을 스스로 설정하고 소비 카테고리별 예산 관리도 도와준다.
소비패턴도 인기다. 개인 금융비서를 둔 것처럼 주요 소비항목을 카테고리화해 안내하고 고객 소비성향에 꼭 맞는 카드를 추천하는 것뿐만 아니라 월별 소비생활에 대한 브리핑 서비스도 제공한다. 카드사 결제예정금액, 이용금액, 포인트를 조회하고 카드별 청구서도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자산진단과 연금진단은 자산+의 장점이다. 자산진단은 라이프사이클별 나와 비슷한 조건의 사람들과 비교해 내 자산의 적정성을 진단해주고, 연금진단은 예상 연금액과 노후에 희망하는 생활비에 따라 노후자금 과부족액을 확인할 수 있다.
◇생활 밀착형 금융서비스로 고객 접점 늘려
금융플래너를 활용할 경우 전 금융사의 보유 상품 만기 알림과 자동이체, 대출 원리금 상환, 카드대금 결제, 보험료·통신비 납부 등 결제일 전 푸시 알림과 결제일별 출금액을 예측해 잔액을 즉시 충전할 수 있다. 가계부 앱을 따로 쓸 필요가 없는 셈이다.
아울러 연말정산 컨설팅을 통한 세액예측, 소득수준과 금융거래 성향을 고려한 절세 팁을 받을 수 있다. 내차관리 서비스를 통해 보유 차량 실시간 시세 예측 정보를 제공하고 리콜이나 자동차 검사일정 안내, 범칙금·과태료와 미납통행료 납부 등을 할 수 있다. 맞춤정부혜택 서비스는 배우자, 부모, 자녀 등 가족 구성원 특성에 맞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혜택을 추천하고 안내해준다.
◇또 한 번의 진화…올해 선보일 서비스 엿보기
농협은행은 올해 NH자산+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킬 예정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NH마이데이터의 대표 서비스인 NH자산+ 콘텐츠 확장을 통한 고객의 자산관리 편의성을 증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우선 내 자산과 다른 사람의 자산 비교 서비스를 넘어 랭킹 서비스를 도입한다. 전체 가입자 대비 자신이 보유한 펀드, 주식 등 투자자산에 대한 수익률, 보유량 등의 순위와 가맹점별 소비 순위 서비스를 선보인다.
비대면 자산관리 상담에도 나선다. VIP 금융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자산 기준을 낮추고 영상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자산관리 상담을 확대해 일반 고객도 언제 어디서든 쉽게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마이데이터 서비스 주 가입자는 소액으로 자산을 불려나가고 싶은 젊은 고객층이다. 4050세대도 이제 막 재테크를 시작하려는 고객들이 대부분이다. 2020년부터 불어닥친 투자 열풍과 함께 NH자산+에 딱 맞는 고객들이 몰리고 있다. 농협은행 입장에선 그동안 WM특화점포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디지털 자산관리로 마음껏 보여줄 토대가 완성된 것이다.
생활금융 서비스도 한 걸음 더 나아간다. 투자·절세, 손실방지, 맞춤정부혜택 등 부문별 서비스 라인업 추가를 통해 고객이 NH마이데이터에서 계속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 공공·의료 데이터 개방 정책에 맞춰 헬스케어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한 보건의료 마이데이터 활용을 위한 '마이 헬스웨이' 활용기관 수요조사서를 제출했다. 고객 정보를 활용한 금융상품 추천뿐 아니라 신체와 마음 건강을 접목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 불필요한 고정지출에 민감한 '짠테크(짠돌이+재테크)족'을 위해 정기지출을 진단해주는 서비스, 고객이 보유한 투자상품의 수익률 및 이용하는 카드혜택을 분석해주는 고객 맞춤형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MZ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 특화 서비스도 출시한다. 투자에 관심은 높지만 복잡한 세제가 어려운 MZ세대 고객을 위해 투자와 절세 관련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