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타이어 빅3, 가격 인상 초읽기…"올해 실적 반등 박차"

한국·금호·넥센타이어 내달부터 인상
제품별 공급 인상 폭 3~10% 수준 계획
반도체 수급난에 車 공급량 감소도 영향
악재 딛고 실적 반등 성공 여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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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크루젠 HP71.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타이어 3사 연간 영업이익 추이

국내 타이어 3사가 다음달부터 일제히 제품 가격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업계를 둘러싼 악재를 딛고 올해 실적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로놀로지·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 3사는 3월부터 국내 타이어 공급 가격을 평균 5% 인상할 예정이다. 제품별 인상 폭은 3~10% 수준으로 알려졌다. 공급가 인상에 따라 최종 소비자 가격을 결정하는 타이어 장착점의 원가 부담이 커져 실구매가는 인상 폭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로 중형차에 장착되는 18인치 교체용 타이어 기준 15만원짜리 1본당 10%를 인상하면 1대분 교체 시 6만~8만원가량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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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전기차 전용 타이어.

앞서 타이어 3사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해상 운임 급등, 자동차 감산 영향으로 작년 하반기부터 북미와 유럽 등 해외 가격을 5%가량 인상했다. 국제 유가 상승도 타이어 가격 인상을 부채질했다.

타이어 가격 인상의 가장 큰 배경은 천연고무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꼽힌다. 타이어 제조 원가의 30%를 차지하는 천연고무 1t당 가격은 210만원으로 전년 대비 20% 상승했다. 해상 운임 상승세도 지속됐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작년 초 2870포인트(P)에서 올해 초 5000P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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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제조 원가가 오르고 있지만, 자동차 감산으로 공급량은 오히려 줄었다. LMC 오토모티브는 작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글로벌 자동차 생산 차질이 1000만대에 달한다고 밝혔다. 작년 말부터 반도체 수급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곤 있지만 올해도 수급 불균형 현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타이어 3사는 작년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를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한국타이어 작년 영업이익은 6418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늘었으나, 컨센서스 대비 9.8% 하락했다. 국내 공장 파업 사태까지 벌어지며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금호타이어는 작년 415억원 영업 손실을 내며 2년 연속 적자 경영을 이어갔다. 넥센타이어 역시 연간 영업이익이 44억원에 그치며 전년 대비 88.8%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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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타이어 창녕공장 전경.

금융투자업계는 올해 타이어 생산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으나, 반도체 수급난 점진적 해소와 고인치 타이어 공급 확대 등 긍정 요인을 바탕으로 3사가 실적 반등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한국타이어가 전년 대비 11.0% 증가한 7125억원, 금호타이어가 740억원으로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넥센타이어도 749억원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상 운임 폭등과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비용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올해는 원자재 비용 상승 구조를 바닥에 깔고 업체 간 가격 전가 능력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