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반도체 M&A, 불확실성 리스크 회피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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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 인수합병(M&A) 시장에 불확실성은 상존한다. 세계 각국 반도체 패권 경쟁은 기업에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 올해 반도체 시장이 호황을 맞은 만큼 위험 요인을 회피해야 M&A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주요 국가 반대로 무산됐다. 규모만 660억달러로 세기의 M&A로 평가됐다. ARM은 모바일 반도체 칩 제조 근간인 영국 팹리스 업체다. 세계 각국 기업에 지식재산권(IP)을 제공하며 주도권을 확보했다.

승인 불허 이유는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하면 IP 시장 점유율 독차지하며 IP 공급 제한 또는 라이선스 비용이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 규제 당국 모두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인텔과 삼성전자, AMD, 퀄컴 등 주요 기업 의사도 거래 무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는 ARM 대주주인 소프트뱅크에 인수 계약 절차 일환으로 위약금 1조4800억원을 물게 됐다.

미국 웨스턴디지털의 키옥시아 인수도 마찬가지다. 웨스턴디지털이 키옥시아를 200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지만 중국 반대로 무산됐다. 엔비디아 사례와 같이 중국이 자국 내 산업 이익을 위해 M&A에 훼방을 놓으면서다. 미국 퀄컴의 차량용 반도체 업체 NXP 인수도 무산됐다. 중국이 인수 마감 시한까지 승인을 내주지 않으며 M&A는 성사되지 못했다. 웨스턴 디지털과 퀄컴은 키옥시아, NXP 인수를 통한 사업 확장 의지가 국가 개입으로 꺾였고 위약금 또한 지급하게 됐다.

세계 주요국이 반도체 기술, 시설을 국가 전략 무기화하면서 반도체 기업의 국가 간 M&A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호황 흐름을 타고 M&A 투자로 반도체 사업을 강화할 호기를 잡았지만 이런 움직임은 기업에 부담감이 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거래라면 면밀한 시장 분석과 규제 당국과 지속적 소통이 있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는 규제 당국과 적극적인 소통 성과를 이끌어낸 것으로 향후 기업이 펼칠 전략 척도가 될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 M&A를 위해 8개국 심사를 받았다. 중국 심사 지연에 1년 넘게 불확실성이 지속 됐지만 인수 작업은 지난해 완료됐다.

중국이 반도체 M&A 시장에 명확한 조건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조건부 합의 등 중국 당국 움직임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다른 국가 기업 승인을 제한하면서 자국 이익을 취하려는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가장 확실한 대안은 중국 당국 승인 등 기업이 해당 국가와 접점을 맞추는 것이 주요 고려 조건으로 거론된다. 반도체 시장에서 M&A 실패 사례가 늘어 나고 인수 기업이 많게는 조단위 위약금까지 물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중국 와이즈 로드 매그나칩 인수, 글로벌 웨이퍼스 독일 실트로닉 인수 불허 소식으로 대규모 위약금 사례를 발판 삼아 업계에서는 최적의 시나리오를 내기 위한 빅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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