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감시네트워크(국감넷)와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 등이 정보위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하루 앞두고 국민의힘 조태용 의원이 발의한 '사이버안보기본법안'과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발의한 '국가사이버안보법안'을 모두 폐기할 것을 주장했다.
국감넷은 3일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정보위원회는 국가사이버안보법안 논의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국감넷은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진보네트워크 등으로 구성됐다.
국감넷에 따르면 두 법안은 사이버 안보의 핵심 역할을 국가정보원(국정원)이 맡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결국 국정원을 '사이버사찰기구'로 만드는 법안이라 비판했다. 이들은 두 법안이 “내국인에 대한 사찰을 중단하고 해외정보기관으로 국정원을 정립하려고 한 국정원법 개정의 취지를 거슬러 사이버공간에서는 언제든지 내국인을 사찰할 수 있도록 사이버 조사권을 부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감넷은 대선 후보들에게 국정원 개혁과 사이버보안 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면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국회에 의견서를 전달했다.
이들 법안의 적용 대상 기업으로는 기간통신사업으로 등록한 유무선 통신 회선사업자, 5G 특화망 사업자, 집적정보통신시설사업자(IDC)는 물론, 전자적 방법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전통적 금융사업자와 핀테크 업체 등이 해당된다.
이에 따라 디지털 서비스의 근간이 되는 인프라 서비스 사업자를 비롯한 인터넷 업계도 이들 법안에 대해 '과잉규제'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화웨이가 중국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부' 통제하에 있다는 의혹으로 미국, 영국, 호주 등 주요 국가로부터 도입 배제 중인 점을 충분히 참고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인터넷기업협회측은 “'사이버 안보'라는 이름으로 사법부의 기초적 판단(영장 등)도 없이 국가기관이 민간이 직접투자하고 설립한 데이터센터와 같은 주요 핵심 시설을 들여다볼 여지가 있는 점은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 4차 산업 성장의 기초를 다지는 데 매우 큰 장애로 다가올 수 있다”며 “두 법안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며, 국가 경제를 위기 속으로 보내지 않도록 산업계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필수”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