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이 역대 1월 중 최고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최근 에너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무역수지는 2개월 연속 적자를 보였다. 올해 수출 규모가 지난해에 이어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업 채산성은 오히려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월 수출은 작년 동기 대비 15.2% 증가한 553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1월에 월간 수출액이 500억달러를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35.5% 늘어난 602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48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 규모는 커졌지만 무역수지는 악화하고 있는 셈이다.
산업부는 최근 에너지 원자재 가격 급등과 겨울철 에너지 수요 증가로 수입이 대폭 늘어난 것이 무역수지 악화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원유·가스·석탄 등 3개 에너지원의 지난달 수입 규모는 159억5000만달러로 작년 1월(68억9000만달러) 대비 90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에너지원 수입 증가액만 무역적자의 두 배 가까이 되는 규모다. 또 반도체 등 중간재 수입과 공급망 불안에 따른 재고 확보 등으로 인한 수입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에너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지 악화를 제외하고 수출 규모 자체는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품목별로 반도체(24.2%), 석유화학(40%), 일반기계(14.1%) 등이 두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내면서 호조를 보였다. 석유제품과 철강 수출이 각각 88.4%, 50.1% 늘어나며 전체적인 수출 상승세를 견인했다. 주요 품목을 위주로 올해도 수출 규모는 지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각 연구기관도 올해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에너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지속되는 물류대란,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등에 대응하지 않으면 올해 기업 채산성은 오히려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