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LG, 생활가전 왕좌 등극...영업익 5조 시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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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2020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실적 새 이정표를 세웠다. 사상 첫 연매출 70조원 시대를 연데 이어 사업본부 대부분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 치웠다. LG 오브제컬렉션, LG 올레드 TV 등 프리미엄 가전 호조 속 전장, 노트북 등 각 부문별 고른 성장 덕분이다. 올해는 차세대 먹거리인 전장사업의 턴어라운드와 공급망 관리가 핵심 과제로 부상한 가운데 전년 성장세 못지않은 새 역사를 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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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최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현지 인플루언서들과 함께 오브제컬렉션 출시행사를 가졌다. 셰프 알렉산더 시소예프가 오브제컬렉션을 체험하고 있다. [자료:LG전자]

◇“가전은 역시 LG”…글로벌 생활가전 1위 등극

지난해 LG전자 생활가전(H&A)사업본부는 매출 27조1097억원을 기록, 6년 연속 성장을 거듭했다. 대표 프리미엄 가전인 'LG 오브제컬렉션'을 필두로 스타일러, 건조기 등 신가전 성장세가 이어졌다.

LG전자 프리미엄 가전과 신가전의 꾸준한 성장은 사상 첫 글로벌 생활가전 매출 1위 등극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현지시간 26일 월풀은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25조1701억원(평균환율 적용)이라고 발표했다. 2020년까지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에서 연매출 선두를 고수하던 월풀은 처음으로 LG전자에 2조원 가까이 뒤처지며 선두 타이틀을 뺏겼다.

LG전자의 선두 등극은 예견됐다. 지난해 3분기까지 LG전자와 월풀 간 매출 격차는 약 1조5000원 넘게 벌어졌다. 월풀이 전통적으로 대형 유통 이벤트가 있는 4분기에 강했지만 1조원이 넘는 격차를 단숨에 뒤집는 것은 불가능했다.

LG전자는 2017년만 하더라도 월풀과 매출 격차가 5조원 이상 차이 났다. 3년 만에 6000억원 수준으로 격차를 좁히더니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2조원까지 차이를 벌리며 선두를 차지했다. '가전 명가'를 넘어 '가전 1위'로 올라선 것이다. 다만 2017년부터 글로벌 생활가전 영업이익 1위를 유지했던 LG전자는 지난해 약 4400억원 차이로 월풀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올해 역시 LG전자는 월풀과 격차를 유지하며 매출 1위 수성이 유력하다.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LG전자 생활가전 부문인 H&A사업본부 매출은 27조3796억원으로 예상된다. 월풀 매출은 226억7900만달러(약27조2714억원)로 전망돼 근소한 차이로 LG전자가 1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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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올레드 에보 오브제컬렉션. [자료:LG전자]

◇올레드 대세 공고…전장·IT도 실적 고공행진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TV 시장은 코로나19 특수가 시들면서 전년대비 소폭 하락한 2억1663만대로 추정된다. 올해 역시 100만대가량 역성장해 글로벌 시장이 피크아웃(정점을 찍고 하락세)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LG전자가 주력으로 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다. 지난해 글로벌 OLED TV 시장은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뛴 650만대로 집계된다. 올해는 800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이 시장에서만 60% 넘는 점유율을 보인다.

LG전자 TV(HE)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 4조9858억원, 영업이익 1627억원을 기록했다. 올레드 TV 출하량은 역대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매출액 비중도 전체 TV의 30%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예정된 만큼 올레드TV 등 프리미엄 TV 수요 증가가 전망돼 긍정적이다.

전장사업(VS사업)본부는 지난해 매출 7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는 원가구조 개선 활동으로 직전 분기 대비 실적이 소폭 개선됐다. 하지만 반도체 수급 영향에 따른 완성차 업체의 생산차질, 원자재 가격 인상 등 비용 증가로 영업손실이 이어졌다.

비즈니스 솔루션(BS)사업본부 역시 지난해 4분기 매출액 1조7226억원, 영업손실 351억원을 기록했다. 물류비 인상 등으로 적자를 기록했지만, 해당 분기 역대 최대 매출은 물론 연간 매출 역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영업익 5조 시대 연다

증권가는 올해 LG전자 매출은 77조원대, 영업이익은 4조8000억원으로 전망한다. TV·가전 부문에서 프리미엄 제품 판매 강세가 이어지고, 적자 상태인 전장사업이 턴어라운드를 기록할 경우 예상치를 웃돌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사상 첫 5조원대 진입도 노려볼만 하다. 지난해 매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했지만 영업이익은 제너럴모터스(GM) 전기차 '쉐보레 볼트' 리콜 충당금으로 약 7000억원이 빠진 점이 아쉬웠다. 올해는 추가 충당금이 발생하지 않아 시장 예상치를 넘어선 영업이익 5조원 시대 진입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관건은 전장사업 흑자전환과 공급망 불확실성 해소다. 지난해 LG전자 전장사업은 하반기 턴어라운드를 기대했지만 반도체 수급 불균형과 완성차 시장 침체 등으로 적자를 유지했다. 하지만 완성차 시장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는 데다 메르세데스-벤츠 등 글로벌 기업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7월 출범한 엘지마그나이파워트레인까지 본궤도에 오르면서 올해 흑자전환 기대감이 높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원자재, 물류비용 부담 해소가 관건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LG전자 디스플레이 매입 금액은 전년동기 대비 46.3% 늘어난 4조58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물류비용 역시 52.5% 증가하며 영업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연 초 해상 운임료가 사상 최대치를 찍는 등 대외 여건은 녹녹치 않다. 회사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HE사업본부는 'TV사업운영센터'를, VS사업본부는 기존 공급망관리실을 'SCM담당'으로 승격해 글로벌 공급망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에도 가전과 TV 매출액은 시장에서 우려하는 것보다 양호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축소되는 시점부터 실적 상향 가능성이 발생할 것”이라면서 “VS사업본부는 반도체 부족완화에 따른 자동차 업체 생산 차질이 일부 해소되고 하반기부터 고정비 부담이 축소돼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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