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으로 불리는 모방품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글로벌 소매시장에 빠르게 퍼지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경제가 일상화되면서 소비자가 직접 상품을 확인할 수 없는 온라인 맹점을 악용한 것이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최근 SNS를 이용해 전자상거래 사이트로 소비자를 유인, 모방품을 구매하게 하는 수법이 세계 각국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에서 소비생활을 하는 이들이 늘면서 모조품 판매업자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코로나19 본격화 이전인 지난 2019년 기준 세계 시장에 유통된 모조품 규모는 4640억달러(약 552조원)다. 세계 총 무역 규모의 2.5% 수준이다. 영국 월드트레이드마크리뷰는 2020년 120개국에서 실시한 조사에서 소비자가 구매한 모방품 중 94%가 온라인에서 판매됐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들어서면서 SNS를 주요 모방품의 유통 채널로 꼽았다.
모방품 대책 관련 전문업체 옵섹 시큐리티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세계 각국의 SNS에서 판매된 모방품 판매 수량은 2019년보다 4배 늘었다. 전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 수준으로 팽창했다. 같은 시기 전자상거래 시장 전체 모방품은 14% 증가했다. 미국 아마존 등 대형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는 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옵섹 시큐리티 관계자는 “최근 대형 전자상거래 사이트가 모방품을 엄격하게 단속하면서 상대적으로 판매가 쉬운 SNS가 타깃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그동안 일본 등은 국내에 유입되는 모조품을 세관 등에서 적발하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SNS에서 유통되는 모조품은 모든 거래가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데다 단품 거래가 많아 지식재산권(IP) 침해 물품으로 단정하기가 어렵다.
SNS에서 모방품 피해를 보고 있는 일본 언더웨어 전문업체 와코루의 관계자는 “무엇보다 소비자가 (모방품에) 주의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정식 오프라인 매장이나 직영 사이트에서 상품을 구매하기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