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헬스케어 업체인 헬스커넥트가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시작한다. 비대면 진료에는 서울대병원 국제진료센터가 참여하기로 해 주목된다. 서울대 국제진료센터가 비대면 진료에 나서는 건 처음이다.
헬스커넥트는 최근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에서 '재외국민 비대면 진료·상담 서비스'에 대한 임시허가를 획득하고,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헬스온(Health On)'을 통해 재외국민 대상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국내에 있는 병원 의료진이 헬스온 플랫폼을 통해 해외에 체류 중인 근로자, 유학생, 관광객 등을 영상으로 진료하고 질병 진단과 자문, 예후관리, 소견서 발급과 같은 비대면 진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현행 의료법상 원격의료는 의사·의료인간에만 허용되며, 의사·환자간 진단·처방 등 의료행위는 원칙적으로 금지돼있다.
단, 의료 사각지대 해소 차원에서 2020년 6월부터 대형 의료기관과 민간기업에 임시허가를 내재외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비대면 진료를 가능하게 했다.
인하대병원은 국내 최초 재외국민 대상 비대면 진료를 시행했고, 이후 부민병원과 명지병원 등이 뒤를 이었다.
규제특례위원회는 비대면 진료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 만족도가 높고 의료 사각지대 해소에 도움이 되는 점을 고려해 추가 임시허가를 승인했다.
이번 헬스커넥트 서비스가 눈길을 끄는 건 국내 대표 의료기관인 서울대병원이 참여해서다. 국제진료센터가 재외 국민 대상 비대면 진료에 나서는 건 처음이다.
국제진료센터는 그동안 여러 협력 제안을 받았으나 거절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적, 시기적으로 성숙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진료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자회사인 헬스커넥트가 솔루션들을 갖추면서 서비스에 나섰다.
헬스커넥트가 개발한 '헬스온'은 만성질환 관리, 질환 예측 등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비대면 진료 솔루션을 탑재했다.
재외국민이 헬스온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건강기록을 전달하면, 의료진은 건강 데이터를 보고 이를 통해 진료·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비대면 진료가 끝난 후에도 의료진이 권고하는 사항에 따라 재외국민이 지속적으로 건강기록을 앱에 남길 수 있어 연속성있는 진료를 가능하게 한다.
재외국민이라는 특정 수요층에 한정된 서비스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논의가 활발한 비대면 진료의 가능성을 국내 대표 의료기관이 주목했다는 점에서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안착될 경우 플랫폼 수출 가능성도 타진할 수 있다.
임동석 헬스커넥트 대표는 “이번 임시허가를 통해 해외 각국에 있는 재외국민이 국내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며 “우선적으로 아랍에미리트(UAE) 지역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서비스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에 비대면 진료 플랫폼 수출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