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 플랫폼 제로페이가 각국의 주요 결제사업자와 '크로스보딩 결제' 연동을 확대한다. 한국간편결제진흥원은 제로페이 연계 대상 국가를 새해 1분기에 대만 '타이신'를 시작으로 2분기 태국 프롬프트페이와 3분기 말레이시아 페이넷, 중국 유니온페이, 싱가포르 페이나우 등 7개국 이상 넓히기로 했다.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 결제 수요를 제로페이 플랫폼으로 흡수, 모바일 결제액을 크게 늘린다는 전략이다. 일부 결제사와의 기술 협력 논의는 마무리했다. 국내 이용자가 해외에서 제로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아웃바운드 결제도 새해 하반기 도입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국내 대형 온라인 쇼핑몰 '역직구 전용몰'에 제로페이를 탑재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인바운드(외국인 소비자의 국내결제) 결제를 제로페이로 연결,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글로벌 신수요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제로페이 주요 6개 사업 가운데 하나인 해외 제로페이 확장의 일환이다. 제로페이 결제액은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지역사랑상품권을 통한 결제 비중이 크다. 제로페이 누적 결제액은 올해 9월 기준 약 2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상품권 결제금액은 약 1조3800억원으로 전체 결제 금액의 78.7%를 차지했다.
서울사랑상품권은 판매와 운영을 신한 컨소시엄이 맡게 됨에 따라 제로페이 망을 통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제로페이는 누적 결제액 목표치를 약 5조원으로 잡고 있다. 해외 제로페이를 포함한 직불 제로페이 결제 포트폴리오를 확대, 지역화폐 결제 감소분을 상쇄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해외 제로페이를 통해 결제된 금액은 지난 2020년 기준 2500만원에 그쳤지만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여행객의 이동 제한 영향이 컸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기준 국내 관광수입이 23조원에 이르는 것을 고려할 때 코로나19 팬데믹 종식 이후에는 제로페이 결제액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결원은 오는 2025년 해외 제로페이로 결제될 금액을 10조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소비자 사용성 강화를 위해 '온라인 제로페이'도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 공영쇼핑·가치삽시다 등 공공 성격의 온라인몰 위주로 연동을 지원하고, 내년부터는 이를 대형 일반몰 및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에 제로페이 결제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다.
윤완수 한결원 이사장은 26일 “제로페이의 해외 결제사 연계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예상보다 일정이 지연된 측면이 있다”면서 “새해를 기해 크게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