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이어 LG엔솔 10% 인상
공급 부족에 가격 부담까지 겹쳐
LG에너지솔루션이 원통형 배터리 가격을 새해 1월 10% 인상한다. 이보다 앞서 삼성SDI도 지난달 약 7% 인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그룹을 제외한 국내 대부분의 모빌리티 기업이 원통형 배터리를 주로 쓰고 있다.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완제품의 가격 인상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배터리 총판·대리점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달 원통형 배터리(규격 21700) 개당 가격을 7~8% 인상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다음 달 10% 인상안을 통보했다. 원통형 배터리의 국내 유통이 시작된 이후 10%나 크게 오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원통형 제품으로 가장 많이 쓰는 21700(규격) 제품은 개당 2.5달러(약 2900원)에서 3000원 초중반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원통형 배터리 생산업체는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두 곳뿐이다. 경형·초소형 전기차 중소제작사를 비롯해 전기버스, 전기트럭, 전기굴착기, ESS 등 소규모 제작사가 고객이다. 각형과 파우치 배터리는 규모가 큰 국내외 완성차 업체에 주로 공급되기 때문이다.
원통형 배터리 가격 인상은 핵심 원재료인 코발트, 니켈 등 광물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배터리 공급 부족 현상까지 겹쳐 중소 모빌리티 업계가 이중고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삼성과 LG는 새해에 한 차례 더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제시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완성차 등 대형 고객사 대상 각형이나 파우치형 배터리 가격 인상 폭이 1~2% 수준인 것과 달리 원통형 배터리 인상 폭이 더 큰 건 공급 물량이 훨씬 적기 때문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이달 초 코발트 가격은 톤당 6만9000달러(약 8118만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년 동안의 평균 가격과 비교하면 119% 오른 수치다. 리튬 가격도 ㎏당 190.5위안(약 3만5300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평균 가격 대비 410%나 뛰었다. 니켈 가격도 2만305달러까지 상승, 지난해 평균 가격보다 47% 올랐다.
【표】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 시장 전망(자료 SNE리서치)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