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났습니다]이석훈 경기도주식회사 대표 “배달특급 성공 요인은 민관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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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주식회사는 공공과 민간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조직입니다. 공공기관의 유연성을 제고해 출혈경쟁으로 치닫는 플랫폼 시장에 공정한 질서를 확립하는데 기여하겠습니다.”

이석훈 경기도주식회사 대표는 공공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이 민간 배달앱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관료화를 이겨내고 혁신 마인드를 갖춘 유연한 조직 구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간이 주도하는 배달앱 시장에서 독과점 경쟁을 해소하고 소상공인과 상생할 수 있는 민관협력 모델의 우수 선례를 남기겠다는 게 그의 포부다.

경기도주식회사는 경기도를 비롯해 경기도상공회의소 연합회와 도내 중소기업협회, 금융권 등 다양한 지역 경제단체들이 공동출자해 2016년 설립한 회사다.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이면서 민간기업과 같은 형태로 운영되는 독특한 구조를 가졌다. 현재는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 운영을 전담하고 있다.

경기도주식회사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거대 민간 플랫폼이 장악한 국내 배달앱 시장에서 주변의 우려를 불식하고 공공배달앱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배달특급은 1년 동안 누적 거래액 900억원, 누적 주문 347만건을 돌파했다. 가맹점은 4만3250개, 회원 수는 60만명에 달한다. 민간 배달앱의 6~13% 수준인 중개수수료를 1%로 낮추고 지역화폐를 연계해 소비자에게는 추가 할인 혜택을, 소상공인에게는 광고비 부담을 없앤 덕분이다.

현재 도내 30개 지자체로 서비스 권역을 확대하며 민간 배달앱 대안재 위치를 공고히 했다. 전국 지자체 배달앱 중에선 독보적 성과다. 이 대표는 “전례 없는 하이브리드 형식의 독특한 회사 구조를 통해 조직 유연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배달특급은 경기도가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고 NHN페이코 컨소시엄이 개발을 담당했다. 운영은 경기도주식회사가 맡은 민관 합작 모델이다.

이 대표는 “민간기업의 신속한 의사결정과 자율성을 취하면서 지역 밀착사업을 발굴해 공익성과 사업성 모두 잡을 수 있었다”면서 “경기도형 디지털 뉴딜 사업의 주축으로, 플랫폼을 통한 새로운 상생 모델 마련과 하이브리드 기관의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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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김정희 플랫폼유통부장

-배달특급 출범 1년이 지났다. 성과를 돌아본다면.

▲사업 초기 반대와 우려도 많았지만 다행히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전국 공공배달 플랫폼 중 최초로 민관 합작 방식을 선택해 사업 구성부터 심혈을 기울인 덕분이다. 사업 초기 구상 단계에서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가 명확한 방향 설정을 해줬고 직원들의 간절함도 있었다. 무엇보다 소상공인의 전폭적 지지와 경기도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 지방의회의 성원도 큰 힘이 됐다.

소비자와 가맹점주도 현명한 소비라는 인식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줬다. 경기도주식회사 임직원의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성과다. 거래액과 회원 수, 서비스 지역 모두 목표치를 대부분 달성했다. 지난 1년을 성공적으로 평가하며 앞으로 더욱 발전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

-전국 공공배달앱 중에 성장세가 독보적이다.

▲1년 만에 누적 거래액이 930억원을 넘어섰다. 민관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공적 영역의 행정력과 사적 영역의 기술력을 결합한 것이 주효했다. 공공에서 만든 앱은 품질이 떨어진다는 고정관념에 갇히지 않기 위해 꾸준한 보수 유지와 기능 개선, 최근 개편된 선택형 리뷰 기능 제공 등 앱 환경 고도화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에 대한 경기도와 지자체의 높은 관심도 사업 순항에 큰 보탬이 됐다. 지역화폐 연계와 꾸준한 프로모션 개발도 한몫했다. 가맹점주만을 위한 혜택이 아니라 소비자를 위한 이벤트,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협업을 통한 선택권 확충 등 다방면에서 노력을 기울였다. 궁극적으로는 초기 방향과 비전을 제시한 경기도지사의 역할과 핵심 고객인 주부 연령층의 현명한 소비 동참도 배달특급의 공익적 특성과 잘 매칭됐다.

-사업이 순탄하지 않았을 것 같다. 어려움은 없었나.

▲우여곡절이 많았다. 한때 자본잠식으로 폐쇄 직전까지 갔다가 공익성과 사업성 두 가지를 쫓는 독특한 구조를 살려 성공 모델을 만들어보자는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의 적극적인 비전 제시로 회생할 수 있었다. 배달특급 역시 초기에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여러 기관이 협업하는 방식으로 논의됐다가 경기도주식회사가 단독 운영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민간 사업자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여러 기관이 얽혀 의사결정이 늦어지는 것보다 민첩한 조직이 더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우리에게는 위기이자 기회가 됐다. 조직 자체가 작았기 때문에 관습에 물들지 않았고 맞춤형 전문가를 선발할 수 있었다. 책임과 권한이 명확해지면서 사업을 주도적으로 끌고 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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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훈 경기도주식회사 대표이사가 전자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도내 30개 지자체로 서비스 확장에 성공했다. 기억에 남는 곳은.

▲수원, 용인, 화성 등 대규모 지자체부터 연천, 양평 등 인구가 적은 지자체까지 어디라고 할 것 없이 모두가 자발적으로 배달특급 안착에 큰 도움을 줬다. 특히 양평군은 지자체뿐 아니라 지역 소상공인과 상인회가 오히려 더욱 적극 나서 배달특급 홍보에 힘을 보태줬다. 감사패도 전달했다. 화성시는 경기도, 배달특급과 함께 다회용기 시범사업을 진행하면서 친환경 기조에 힘을 모아줘 감사하다. 도내 유일하게 빠진 곳은 성남시다. 현재 협의 중이며 내년에는 진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전국 확산도 염두에 두고 있다. 현재 제주도와 서울시 일부 자치구와도 도입을 논의 중이다.

-배달 플랫폼 간 출혈경쟁이 심화됐다. 배달특급만의 역할과 경쟁력은.

▲배달특급은 소상공인을 위한 최소한의 대안재 역할이다. 플랫폼 수수료는 치솟고 있지만 지금 시대에 배달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 공공배달앱은 동일한 기능을 대폭 낮은 수수료로 제공함으로써 소상공인에게 대체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한다. 기업의 출혈경쟁 청구서는 결국 소비자와 소상공인에게 전가될 것으로 본다. 그럴 때를 대비해 배달특급이 버팀목이 돼야 한다.

공공과 연계한 사업을 발굴할 수 있다는 점이 우리의 경쟁력이다. 내년에는 지자체 특산물 판매 등에 대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양질의 제품을 배달특급을 통해 제공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배달을 넘어 오픈마켓으로 확장이다. 검증된 지역 특산물을 싼 값에 공급한다면 킬러 콘텐츠가 될 수 있다.

또 60만 회원을 확보한 만큼 공보, 정책 홍보 수단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일례로 지자체 정책 공고를 클릭하면 할인 혜택을 주는 등 하나의 수익사업으로 가져갈 수 있다. 공공 플랫폼 간 회원 데이터 공유 등 다양한 연계를 통해 시너지도 낼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인력시장, 택시호출 등 부가적인 플랫폼으로 진화도 염두에 두고 있다.

-예산 투입에 대한 부정적 의견도 있다.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사용되는 예산이라고 봐주면 좋겠다. 배달특급은 단순한 배달 플랫폼이 아닌 종합 미디어커머스 플랫폼, 지자체와 연계한 상품 판매 기능 제공 등 다양한 수익 구조를 구상 중이다. 지난 1년간 서비스 지역 등 외연 확장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플랫폼 사업 영역과 기능 측면에서 다변화를 꾀할 예정이다.

2023년부터는 수수료 정상화도 추진한다. 내년까지는 지금의 1% 수수료를 고수하고 이후에는 3~4% 수준으로 높여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방침이다. 소상공인 대상으로 시장 조사를 진행했고 5% 이내면 수수료 부담이 크지 않다는 데이터도 확보했다. 2023년에 손익분기점을 달성하고 2~3년 내 초기 투자비를 회수한다는 청사진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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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공공배달앱상생협의회 구성을 주도했다. 이유는.

▲지역을 기반으로 한 공공배달앱은 전국 규모의 민간 배달앱과 경쟁해야 하는 현실적 어려움과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공공배달앱 생존을 위해 힘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에서 연대했다. 선발 사업자가 체득한 마케팅 노하우를 각 지역 후발주자에 전수해 시장 안착을 돕고 공공과 민간이 상생, 공존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려 한다.

궁극적으로는 배달앱 시장, 더 나아가 플랫폼 환경에 대한 정책적 제안을 하고 소비자와 가맹점 인식을 개선하기 위함이다. 토론회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배달앱 시장의 문제점을 알리고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목표다.

-상생협의회는 어떤 일을 하나.

▲안전배달과 친환경 사업이 대표적이다. 민간 배달앱의 속도 경쟁으로 배달 노동자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학계, 법조계와 협조해 라이더 노동 환경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자는 취지의 캠페인과 토론회도 열었다. 다회용기 사업도 중점 추진 중이다. 배달시장이 활성화되며 일회용 플라스틱에 대한 사회적 문제가 대두됐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배달 플랫폼이 가진 어두운 그늘로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배달특급은 올해 7월부터 배달앱 중 처음으로 다회용기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다소 불편함이 있음에도 기대 이상으로 소비자 호응이 좋다. 현재 화성시에서 시범 운영 중인데 내년에는 최소 5개 이상 지자체가 동참할 예정이다. 수거와 세척 비용을 위한 13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환경과 직접 연관된 문제인 만큼 중앙정부 차원에서 세금 투입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환경부도 배달 플라스틱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고 성공적 모델을 보여준다면 예산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본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민간 배달 사업자에게도 다회용기 사업 동참을 요청했지만 불발됐다. 정부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의식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청해야 한다.

-소상공인 판로 지원에도 적극적이다.

▲경기도주식회사는 배달특급 외에도 도내 중소기업을 위한 다양한 지원 사업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그 중 온·오프라인 판로지원은 중소기업이 쉽게 진입할 수 없는 다양한 플랫폼 판로를 대신 개척하고 연결시켜주는 사업이다. 대표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으로는 시흥꿈상회를, 온라인에는 착착착 쇼핑몰 등을 운영해 판로 다각화에 꾸준히 대응하고 있다. 해외 사업도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이후 시장이 급속도로 커진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해 중소기업 물품 홍보와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홈쇼핑과 협상을 통해 중소기업이 더욱 저렴한 수수료로 홈쇼핑 방송 등을 진행할 수 있게 하면서 중소기업의 실익 증대에 도움이 되고 있다. 대부분 사업이 지난해 대비 150% 이상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기관장에 취임한 지 3년이 돼간다. 앞으로의 비전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정부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현장에서는 속도감 있는 일처리가 가장 중요하지만 관료화된 조직에서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경기도주식회사는 민관이 결합한 하이브리드 회사다. 일반 공공기관과는 성격이 다르다. 앞으로는 공공의 영역에서 신속하고 유연한 결정을 할 수 있는 우리 기관 같은 형태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공공과 민간의 장점을 결합한다고 무조건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중으로 제약을 받아 장점이 아닌 단점만 구현하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에 대한 지자체장의 의지와 적극적인 지원, 기관장의 역량, 구성원의 열정 이 네 가지 조건이 결합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 공공 배달앱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직원들이 관료화되는 것을 막고 경쟁 마인드를 심어주는 게 내 역할이다. 하이브리드 기관 안착을 위해 경기도주식회사가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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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훈 경기도주식회사 대표는…

이석훈 대표는 1970년생으로 1997년부터 아름방송네트워크에서 전략기획이사, 법률방송에서 대관·기획을 담당했다. 2014년에는 성남시민프로축구단(성남FC)으로 자리를 옮겨 홍보마케팅실장을 거쳐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마케팅 분야에서 경험과 전문역량을 갖춘 '소통형 CEO'로 평가받고 있다. 2018년부터 경기도청 방송특별보좌관을 지낸 이 대표는 이듬해 2월 경기도주식회사 2대 대표이사로 취임해 공공배달앱 배달특급 운영과 도내 소상공인 지원 사업 전반을 이끌고 있다.


정리=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사진=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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