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서울 경선과 3차 슈퍼위크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집권여당 대선후보로 최종 낙점을 받았지만, 아쉬움도 남긴 자리다. 국민선거인단이 참여한 마지막 투표였던 3차 슈퍼위크의 28.3% 득표는 과반 승리를 이어오던 이 지사에게 있어 충격적인 결과다. 그나마 그동안의 누적 득표에 힘입어 결선투표 없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올라섰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한 씁쓸한 결과다. 결선 없이 바로 후보에 오른 것도 득표율 0.29% 차이에 불과했다.

당 내부에서는 '불안한 후보'로, 야권에서는 '부적절한 후보'로 지적받던 문제점이 경선 막판에 불거진 셈이다. 정치권은 대장동 리스크가 국민선거인단이 참여하는 3차 슈퍼위크에 뒤늦게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지역순회 경선의 경우 민주당 내 새주류로 등극한 이 지사에 대한 당원들의 지지가 결집됐지만, 여론은 대장동 이슈로 흔들리는 감정을 그대로 표에 반영했다.

경선은 끝났지만, 불안한 후보라는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동시에 대선 원팀도 구성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된 셈이다.

일찌감치 승기를 잡아 대선 공약 등을 준비하며 경선보다 본선 준비에 집중했던 이 지사 캠프는 이제 리스크 관리에 비중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다음주 18일과 20일로 예정되어 있는 국정감사도 부담이다. 지금까지는 경기도가 국정감사 대응 준비를 해왔지만, 이제는 캠프와 함께 민주당도 함께 대장동 리크스 대응 총력전에 나서야 한다.

야권 대선후보와의 본선 경쟁에서도 대장동 이슈는 계속 이 지사의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이 지사 경선 승리 소식이 전해지자 야권 대선주자들은 일제히 대장동을 언급하며 이 지사를 쉬운 상대로 평가하고 있다. 민주당을 향한 특검 수용의 공세 또한 더욱 커지고 있다.

이 지사 입장에서는 대장동 의혹을 먼저 풀어야 대통령 후보 공약도 국민에게 전달할 수 있는 상황이다. 최근 부동산 부문에서 개발 불로소득을 공공이 환수하는 '개발이익 국민 환수제' 공약을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장동 이슈를 잠재움과 동시에 부동산 부문에서 이 지사의 추진력을 강조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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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이낙연 전 대표 지지자들이 경선 결과에 항의하며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 모였다. 연합뉴스.>

원팀 체제도 흔들리는 모습이다. 경쟁 후보였던 이낙연 전 대표는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경선 무효표 처리에 대한 이의제기를 공식 접수하는 등 경선 불복에 나서고 있다. 일부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경선 결과 발표 철회와 이 지사 사퇴 등을 외치며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다. 경선 갈등이 오히려 증폭되며 당원간 내분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의 별도 출마 가능성까지도 언급되고 있다. 마지막 국민 참여 투표에서 여론 지지와 중도 확장성을 확인한 만큼, 결과에 대한 번복이 없으면 각자의 길도 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국무총리와 당대표까지 지낸 이 전 대표가 이 전 지사 캠프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제한적이고, 경선 갈등이 심했던 점도 함께 하기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이 지사 입장에서는 최악의 경우이다. 이 지사는 야권 대선 후보와 함게 이 전 대표의 공세까지 방어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경선은 끝났지만 결과를 두고 잡음이 남은 것이 가장 큰 변수”라며 “이 지사 캠프가 원팀 화학적 결합에 노력하고, 당은 경선 문제를 혼란 없이 잘 해결해야 하는 것이 급한 숙제”라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