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기 드라마 1위로 올라선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 콘텐츠가 인기를 얻게 되면 팬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기 마련이다. 오징어 게임 또한 그렇다.

팬들의 해석은 다양한 방식으로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도록 만들어 재미를 더하기도 한다. 실제로 감독이 의도한 바 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해외 팬들은 다양한 가설을 제기하며 오징어 게임에 열광하고 있다.

◇기훈 아빠가 일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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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해외 팬들 사이에서 가장 떠오르는 가설 중 하나로, 일남(오영수 분)이 삶의 재미 때문이 아닌 개인적인 이유로 게임에 참여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바로 일남이 기훈(이정재 분)의 아버지라는 것.

이 가설에 따르면, 의미 없이 지나간 일남의 대사들이 의미를 갖게 된다. 3편에서 기훈은 게임 휴식 시간 아침으로 지급되는 흰 우유를 받으며, 자신은 흰 우유를 못 마시니 초코우유를 달라고 말한다. 이를 본 일남은 “어릴 때 아버지한테 많이 맞았겠어”, “우리 아들이 꼭 자네 같았거든”이라며 기훈과 행동이 비슷한 아들에 대해 언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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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설은 오지랖 넓은 기훈의 성격을 알고 일남이 게임을 기획했다고 설명한다. 일남이 바지에 오줌을 지렸을 때 기훈은 기꺼이 자신의 참가복 상의를 내민다. 이 같은 행동이 친절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남이 자신과 관련된 기훈을 죽이지 않도록 표시하기 위한 큰 그림이라는 해석이다.

두 명이 팀을 이뤄 진행하는 게임에서도 기훈의 동정심 많은 성격이 적용된다. 다른 참가자 모두가 일남과 팀을 이루기를 꺼린 탓에 기훈은 일남과 팀이 된다. 결과적으로 이런 선택 덕에 기훈이 ‘깐부’를 이룬 일남을 이기고 살아남게 된다.

구슬 게임 전, 일남은 게임장이 자신이 어릴 적 살았던 동네와 비슷하다고 말한다. 기훈 또한 자신이 살던 골목길과도 흡사하다고 말하는 것을 통해 두 사람이 같은 동네에 살았을지도 모른다고 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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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남이 현재 날짜를 물어보며 “24일 인가?” 하고 묻기도 한다. 자신의 아들 생일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물은 것이다. 1화에서 기훈이 어머니의 카드를 훔쳐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장면을 보면 ‘0426’을 입력한 뒤 틀리자 “내 생일 맞는데?”라고 한다. 기훈의 생일이 4월 26일이고, 일남이 말한 24일은 정말로 기훈의 생일에 가까운 날짜이다.

◇VIP=시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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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후반부에 등장하는 VIP는 권력의 상징이다. 숫양, 호랑이, 사슴, 새 등 각기 다른 동물 모양 금색 가면을 쓴 VIP들은 참가자들이 죽어나가는 게임을 관람한다.
 
유명 IT 커뮤니티 레딧의 레디터 Maximum-Range가 제시한 가설은 게임을 즐기는 VIP들이 시청자를 상징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넷플릭스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들은 메타적인 방식으로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람들이 죽는 잔인한 게임을 넷플릭스를 통해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게임이 진행 과정에서 VIP 대사는 가설의 신빙성을 높인다. 한 VIP는 자신들이 게임장에 온 이유에 대해 집에 스크린으로 보는 것 보다는 직접 눈으로 관람하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시청자들이 VIP임을 은유한다는 설명이다.

◇딱지 선택이 가르는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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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컬러로 하시겠습니까?” 드라마 속 깜짝 등장한 모집책(공유 분)이 기훈에게 딱지를 내밀며 하는 말이다.
 
드라마 속에서 참가자뿐 아니라 진행요원 또한 감시의 대상이 된다. 참가자를 통제함과 동시에 서로 얼굴을 공유하면 죽게 된다는 나름 ‘평등한 규칙’을 적용 받는다. 진행요원도 참가자들과 같이 돈 때문에 들어왔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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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이 내세운 이론은 모집책이 내민 두 개의 딱지 중 파란색을 고르게 되면 초록색 트레이닝 복을 입은 참가자로, 빨간색을 고르게 되면 진분홍색 진행요원으로 깨어난다는 것이다. 극 중 기훈이 고른 딱지는 파란색이다.
 
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은 빨간색과 파란색 딱지가 과거 화장실 귀신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모집책은 과거 진행 요원이었으며 신임을 얻고 가면을 벗은 채로 참가자를 모집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색의 삼원색이 가진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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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의 삼원색. 사진=김명선(kms@etnews.com)

레디터 ModestyGideon이 주장한 이론으로 드라마 속 색의 삼원색(시안, 마젠타, 옐로)은 각자 주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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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록색 ‘시안(Cyan)’은 게임에 참가하는 사람을 말한다. 진분홍 ‘마젠타(Magenta)’는 시스템 그 자체를 말하고, 노란색 ‘옐로우(Yellow)’는 돈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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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안(사람)이 옐로(돈)를 추구하면, 초록색(선수)이 된다”는 예시도 제시했다. 시안과 옐로가 합쳐지면 초록색이, 옐로와 마젠타가 합쳐지면 빨간색이, 마젠타와 시안이 합쳐지면 파란색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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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극 중 ‘프런트 맨’은 의상부터 가면까지 검은색 일색이다. 이는 그가 ‘초록색(선수)으로 참가해 옐로우(돈)을 얻은 시안(사람)’ 이라는 것을 상징한다는 설명이다. 색의 삼원색을 모두 겹치면 검은색이 된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