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8억 이하 가맹점 91.8% 차지
경남 지역 가맹점 15만9000개로 늘어
밀리페이·공무원페이로 영역 확장
소상공인용 앱에 7개 서비스 추가

출범 2년째를 맞은 간편결제 플랫폼 '제로페이'가 아낀 소상공인 결제 수수료가 누적 2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액이 크게 증가한 데다 가맹점 확보 목표치를 조기 달성하면서 성장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연매출 8억원 이하 소상공인에게 결제 수수료 면제 혜택을 제공하는 제로페이는 타 결제 시스템 대비 평균적으로 약 1% 결제 수수료 절감 효과를 낸다. 제로페이 누적 결제액이 2조8000억원을 넘어선 것을 고려하면 소상공인이 지불해야 할 수수료 280억원이 절감된 셈이다.

Photo Image

5일 제로페이 운영사 한국간편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9월 30일 기준 제로페이 가맹점은 누적 126만개를 돌파했다. 지난 2019년 약 31만개, 2020년 72만개를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매년 2배 가까운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증가세가 이어지면 오는 2022년에는 200만개를 돌파하고 2023년에는 280만개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7월 기준 신용카드 가맹점 수가 약 280만개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신용카드 결제망과 같은 규모를 달성하게 되는 것이다.

제로페이는 소상공인이 지불하던 결제수수료를 절감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성된 결제 인프라다. 이 때문에 연매출액 기준 8억원 이하 소상공인은 제로페이 수수료를 전혀 내지 않는다. 현재 제로페이 가맹점 91.8%는 이와 같은 수수료 면제 혜택을 받고 있다.

연매출 8억원 이상 12억원 이하 가맹점(수수료 0.3%) 비율은 전체 0.9%, 12억원을 초과하는 가맹점(수수료 0.5%)은 0.8% 수준이다. 소상공인에 속하지 않는 일반가맹점이 약 6.4% 비중을 차지한다.

제로페이를 통한 누적 결제액은 올해 9월 기준 약 2조8000억원에 달한다. 결제액 성장은 코로나19 확산 등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경기 활성화 목적의 지역사랑상품권 등 발행이 크게 늘어나면서 제로페이 결제액도 따라 증가했다. 올해 상품권 결제금액은 약 1조3800억원으로 전체 결제 금액의 78.7%를 차지했다.

제로페이를 성장세를 이끈 모바일상품권 두 축은 전통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온누리상품권'과 지자체에서 발행하는 '지역사랑상품권'이다. 올해 9월까지 온누리상품권은 4234억원, 지역사랑상품권은 2조2212억원 규모 누적 결제가 이뤄졌다. 각각 올해에만 2727억원, 1조4220억원 결제액이 늘어났다.

서울과 수도권에 몰려 있었던 가맹점 편중 현상도 크게 완화됐다. 여전히 서울 지역 가맹점 수가 약 39만개(31%)로 가장 높지만 경남 지역 가맹점이 15만9000개(12.6%)로 크게 늘어나면서 전국에서 세 번째로 제로페이가 활성화됐다. 결제금액 기준으로도 경남 지역은 6181억원을 기록, 643억원을 기록한 경기 지역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 다만 서울 지역에서 결제금액이 1조7968억원에 달해 다른 모든 지역을 합친 것보다 더 많았다.

가맹점 목표치를 조기 달성하면서 한결원은 이용 활성화 측면에 더욱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확보한 가맹점을 기반으로 제로페이 2.0은 '디지털 정부'와 '디지털 소상공인'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대표 사업이 올해 진행했던 '희망급식 바우처' '입학지원금' 지원이다. 제로페이를 통해 정책자금을 집행하면서 복지카드 발급 등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또 정책자금 사용 품목을 제한할 수 있고 사용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결원은 육군에서 활용하는 '밀리페이',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보급하는 '공무원페이' 등으로 제로페이 활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한결원은 이달 제로페이 애플리케이션(앱) 개편을 통해 '디지털 소상공인' 측면에서도 큰 전환점을 마련할 계획이다. 소상공인용 앱 내에 전자영수증, 상권분석, 매출분석, 인공지능(AI) 지원 등 다양한 부가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 7개가 추가 탑재될 예정이다.

이처럼 제로페이 2.0 생태계에 참여하는 서비스들은 제로페이 도입 취지에 맞게 수수료를 매우 낮게 책정하거나 무료로 제공해야 한다. 고급 서비스의 경우 유료 시스템을 도입할 수는 있지만 가격 책정 과정에서 한결원과 상세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 이미 제로페이 가맹점이 120만개 이상 확보된 상황이기 때문에 우선 무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해 자영업자 고객을 록인(Lock In)시키려는 사업자들이 다수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완수 한국간편결제진흥원 이사장은 “단순 결제 측면에서 비용 절감이 아니라 소상공인에게 업무 효율화와 매출 증대 효과를 줄 수 있는 방향으로 '디지털 소상공인'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며 “빅데이터와 AI 활용 등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자 참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