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 물질인 납을 사용하지 않고도 높은 수준의 압전 성능을 갖는 새로운 나노구조 압전소재가 개발됐다.
경북대학교는 박귀일 신소재공학부 교수팀이 정창규 전북대 교수팀, 조성범 한국세라믹기술원 박사팀과 공동으로로 코어-쉘 나노구조의 비납계 압전소재를 개발하고, 기존 비납계 압전소재 대비 2배 이상 증폭된 압전효과를 증명했다고 14일 밝혔다.
압전효과는 어떤 물질에 변형을 가했을 때 전기적인 변화가 생기는 현상을 말한다. 압전소재는 대부분 전자제품에 필수 부품으로, 센서나 액추에이터, 에너지 생성 소자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현재 압전소재로 티탄산지르콘산납(PZT)이 사용되고 있지만 국제 환경 규제 정책의 일환인 납 사용 제한으로 티탄산지르콘산납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비납계 압전소재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티탄산바륨(BaTiO3) 등 비납계 압전소재가 주목받고 있지만, 납계 압전소재 대비 낮은 압전특성으로 실용화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연구팀은 내부(코어)는 티탄산바륨, 외부(쉘)는 티탄산스트론튬으로 구성된 코어-쉘 나노입자 구조를 개발했다. 코어와 쉘의 명확한 경계 없이 나노입자 전체에 걸쳐 티탄산스트론튬에서 티탄산바륨으로 원소 농도를 연속적으로 변화시키는 구조를 통해 변전효과(변형율이 작용되었을 때 재료 내부에 전기적인 변화가 생기는 현상)를 유도하고 압전특성을 향상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코어-쉘 나노입자는 기존 티탄산바륨 나노입자 대비 2배 이상 향상된 49.6피코미터퍼볼트(pm·V-1)의 압전 상수를 나타냈다. 이는 현재까지 보고된 모든 압전 나노입자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이다. 이와 함께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압전재료 내부에서 변형률 변화를 구조 역학적으로 계산해 실험 결과를 이론적으로 검증했다.
박귀일 교수는 “개발된 압전소재를 이용해 에너지 생성 소자를 제작, 응용 기술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실험적이며 이론적 결과를 토대로 재료의 내부 구조와 압전효과 향상의 상관관계를 규명하고 고성능의 비납계 압전소재 구현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최근 나노소재·에너지 분야 저명 학술지인 '나노 에너지'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제1저자는 경북대 김연규 석사과정생과 전북대 김현승 석사과정생이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