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L 등 제치고 고객사 확보
후이저우 공장 생산물량 제공
현지 '하이니켈' 공급 확대 전망
SK이노베이션이 중국 전기차 업체 샤오펑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중국 1위 배터리 업체 CATL을 비롯해 현지 업체들과 경쟁해 샤오펑을 고객사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샤오펑은 니오, 리샹과 함께 중국 3대 전기차 업체로 주목받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 확대와 함께 니켈 비중을 높인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공급을 늘릴 기회를 잡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샤오펑을 신규 배터리 고객사로 확보했다. 양사는 지난 7월 첫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샤오펑을 위한 배터리 양산 및 공급 준비에 착수했다.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이 중국 3대 전기차 업체 샤오펑을 신규 고객사로 확보했다”면서 “조만간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 전기차 배터리 공급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례는 SK이노베이션이 중국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에 새롭게 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샤오펑은 그동안 현지 업체인 CATL 배터리를 전량 탑재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중국 장쑤성 창저우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가동한 이후 1년여 만에 샤오펑과 배터리 신규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냈다. 창저우 공장은 SK이노베이션과 베이징자동차의 합작공장이다.
SK이노베이션은 광둥성 후이저우 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샤오펑에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후이저우 공장은 SK이노베이션이 중국에 설립한 세 번째 배터리 공장이다. 후이저우 공장 생산능력은 연간 10기가와트시(GWh) 규모로, 한 번 충전으로 500㎞ 이상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 배터리 10만대분을 생산한다.
SK이노베이션은 샤오펑에 니켈 80% 함량의 하이니켈 배터리를 공급한다.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전기차 주행거리가 늘어나기 때문에 배터리 업계에서 하이니켈 배터리 제조를 위한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샤오펑은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면서 자국 배터리 업체에 이어 SK이노베이션으로 고객사를 다변화하기로 했다. 중국 완성차업체는 내수 시장에서 자국 배터리 업체와 독점 공급계약을 맺고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다. 샤오펑은 그동안 중국 CATL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았다. SK이노베이션은 샤오펑에 하이니켈 배터리 공급을 시작으로 현지 배터리 공급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고객사와 관련된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