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MZ세대 소액투자' 수단서 진화
주요 기업, 개인·기업고객 동시 공략
파운트, 1인당 평균 투자금 1000만원
두물머리, 20억원 맡긴 투자자 보유
MZ세대 소액투자 수단으로 여겨졌던 인공지능(AI)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가 점차 주력 투자처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초기 소액 중심 자산관리 서비스로 출발했으나 이제 1인당 평균 투자금액이 1000만원 안팎까지, 많게는 2억~3억원 혹은 그 이상까지 믿고 맡기는 서비스로 성장했다. 로보어드바이저 기업들은 개인뿐만 아니라 기관 투자자까지 고객사로 확보하며 자사 AI 로보어드바이저 엔진 기술 품질을 고도화하고 영향력을 넓히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AI 로보어드바이저 자산관리 애플리케이션(앱) 파운트, 불리오(두물머리), 핀트(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등 주요 로보어드바이저 기업은 최근 일반 개인과 기업고객 양 시장을 모두 공략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마다 주력 분야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투자자문 고객수와 계약금액이 크게 늘었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파운트는 지난 1분기 기준 투자자문 계약 고객 수 8만6567명, 계약 총액 8495억원으로 약 3년 전인 2018년 말 대비 크게 성장했다. 2018년 말 기준 고객 수는 807명, 계약자산은 약 135억원이었다.
이 회사 1인당 평균 투자금액은 약 1000만원 수준이다. 1인 최고 투자액은 5억원대다.
파운트는 국내 보험사에 변액보험 사후관리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 은행, 증권, 자산운용 등 약 20개 금융사에 자체 개발한 AI 엔진을 공급하고 있다. 초기 금융권 중심 B2B(기업 대 기업) 시장을 공략하며 성장했고 최근에는 일반 투자자를 확대하기 위해 대규모 마케팅을 집행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AI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불리오'를 제공하는 두물머리는 그동안 일반 투자자 대상 서비스에 집중했으나 최근 전 금융권 대상 B2B 서비스를 공급하는 데 주력하면서 새 전환기를 맞고 있다.
두물머리도 투자자문 계약자가 2018년 4분기 498명에서 올 1분기 1만2870명으로 급증했다. 계약자산 총액은 약 156억원에서 1522억원으로 성장했다. 이 회사는 약 20억원을 맡긴 투자자를 보유했다.
두물머리는 자체 개발해 특허를 출원한 AI 기반 목표기반투자(GBI) 엔진 '패스파인더'를 국내 금융사에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 엔진은 마치 자동차 내비게이션처럼 투자가 시작된 이후에도 실시간으로 금융시장 변화를 감지해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 지속해서 최적의 자산배분을 제안하는 것이 특징이다.
천영록 두물머리 대표는 “1000명 투자자가 모두 투자 집행 시점과 목표가 다른 만큼 각자에 최적화한 초개인화 서비스가 필요한데, 현재 로보어드바이저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패스파인더 완성도를 끌어올려 불리오 서비스는 물론 고도화한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을 원하는 금융사들에 제공해 B2B 시장에서 두물머리 기술력을 입증해 내겠다”고 말했다.
'핀트'를 서비스하는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도 지난 3년 동안 고객 수와 계약금액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투자자문과 투자일임을 합쳐 고객 수는 25명에서 2만2951명으로, 계약금액은 약 143억원에서 473억원으로 성장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