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 강국 대한민국 세기원이 선도해야" 유광수 한국세라믹기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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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를 마치고 7월초 퇴임하는 유광수 한국세라믹기술원장.

“한국세라믹기술원은 글로벌 세라믹 연구개발비즈니스(R&BD) 기관으로 도약해야 합니다. 반도체 강국에서 세라믹 기반 소재 강국으로 우리나라 산업 국격을 높이는 선도 역할을 해야 할 때입니다. 임기 3년 동안 어느 정도 토대를 닦았다고 자부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다했고, 이제 임직원 모두가 힘을 모아 글로벌 연구기관이라는 목표를 이뤄주길 기대합니다.”

유광수 한국세라믹기술원 원장이 밝힌 원장으로서 마지막 당부다. 유 원장은 3년 임기를 마치고 내달 초 대학에 복귀한다.

유 원장 임기 동안 세라믹기술원은 역대급 성장을 이뤘다. 올해 예산은 2018년 600억원 대비 1.6배 증가한 962억원이고 내년은 1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경남 진주 본원에 세라믹섬유융복합연구센터를 완공했고 충북 오송센터에 융합바이오세라모테크노베이터를 신축하고 있다. 정원은 2017년 152명에서 223명으로 1.5배나 늘었다.

유 원장은 “취임 초 재정 확충을 1호 경영 목표로 제시했다. 국내 전문연에서 세계적 연구기관으로 나가려면 화학연, 재료연 등 국내 대표 소재연구기관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기관 규모와 위상을 높여야 했다”고 설명했다.

세라믹기술원을 준정부기관에서 기타공공기관(연구개발 목적 기관)으로 변경한 '기관 유형 변경'은 원내 임직원 모두가 인정하고 기뻐하는 성과다.

세라믹기술원은 이전까지 준정부기관으로 지정돼 있어 연구기관 특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경영 평가를 포함해 각종 기관 운영에서 많은 어려움을 안고 있었다. 유 원장은 “가져본 적이 없는 것을 얻으려면 해본 적이 없는 일을 해야 한다. 산업부, 기재부, 국회 등을 찾아 유형 변경 필요성을 설명하고 설득했다”며 “(유형 변경에 따라) 매년 경영 평가 때문에 양적 수치에 매몰됐던 부담을 벗고 질 높은 논문과 세라믹산업을 위한 특허 발굴 등 실질 성과에 매진할 수 있는 연구 환경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유형 변경은 경영 평가 등급 향상과 대형 국책과제 수주 성과로 이어졌다.

세라믹기술원은 비계량 지표에서 우수 사례 창출 성과를 인정받아 2019년 처음으로 전년 대비 2등급 상승한 B등급을 받았다.

바텀업 방식으로 자체 기획해 150억원 규모 '아이세라믹(i-Ceramic) 제조혁신 플랫폼 기술개발' 사업을 확보했다.

이에 대해 유 원장은 “세라믹 분야에 스마트팩토리 보급을 확산하고 세라믹 산업에 AI·빅데이터를 접목해 제조지능화를 구현할 수 있는 사업을 찾았다. 정부 디지털뉴딜 정책에 부응하는 동시에 국내 세라믹 R&D를 선도할 수 있는 대형 프로젝트”라 설명했다.

올해 종료하는 이 사업에서 빅데이터·AI 기반 세라믹 제조혁신 플랫폼 '세라빅(CeraBiG)'을 구축했고, 이 플랫폼을 활용해 세라믹기업 제조지능화를 지원하고 있다. 내년에 2단계 사업을 이어간다.

산·학·연·관 협력과 협약 확대도 글로벌 세라믹 연구기관을 향한 기반 마련 일환이다. 유 원장 임기 동안 해외 MOU 체결을 24개국 69개 기관으로 확대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왕립대학 KAUST와 인력 교류, 국제공동연구 추진은 실질적 성과로 꼽힌다.

유 원장은 “좋아하는 일을 하면 지치지 않고 성공 확률도 높다.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라는 말을 임직원들께 남기고 싶다”고 했다. 이어 “금속이 아닌 모든 것의 기반은 세라믹이다. 그만큼 세라믹은 무궁무진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품고 있는 소재”라며 “저도 세라믹과 함께한 세라미스트로서 세라믹기술원을 늘 생각하며 뒤에서 성장 발전을 응원하고 돕겠다”고 말했다.

진주=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