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 이동훈 대변인이 사퇴했다. 임명된 지 열흘 만이다. 이 대변인은 일신상 이유라고 짧게 밝혔다. 외견상으로는 국민의힘 입당과 관련한 혼선이 발단이 된 듯 하다. 이 대변인은 지난 18일 라디오 방송에서 윤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을 기정사실화했으나, 윤 총장이 민생 탐방 후 진로를 결정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됐다. 윤 총장은 입당 문제는 경거망동하지 않고 신중하게 결론을 낼 것이라는 메시지를 내놨다. 벌써부터 말을 전달하는 '전언 정치' 폐해를 지적하는 여론이 형성된다.

윤 전 총장은 여전히 야권의 대표적 대선 후보다. 여론조사 지지율 1위다. 하지만 잠행이 길어지고 전언정치가 100일 넘게 이어지면서 여기저기서 피로감을 호소한다. 윤 전 총장은 오는 27일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힐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민의힘 입당 여부와 관련, 속시원한 답을 피한다.

잠재적 경쟁상대인 최재형 감사원장 몸값도 올라가고 있다. 야권 대장주로 꼽히는 윤석열 전 총장 대안카드로 거론되기도 한다. 정치 상황도 녹록지 않다. 윤 전 총장에 대한 민주당의 공격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급기야 '윤석열 X파일'까지 거론되기 시작했다.

대통령 선거가 10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 모두 차기 대선 후보 경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각 후보들은 캠프를 마련하고 지지세력을 불려나가고 있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세계 10위권 경제 강국 대한민국을 이끌어야 한다. 북한과의 대치,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외교력도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한 경제 산업을 바라보는 통찰력도 요구된다. 윤 전 총장이 이제는 등판할 때가 됐다. 본인의 국가 운영철학과 소신을 국민에게 밝히고 선택받아야 한다. 신비주의는 분명 한계가 있다. 지금까지 대선에 나서기 위한 준비를 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제는 전략적 잠행을 마치고 공개 행보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