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협회·엔젤투자협회 등 공동 마련
일부 투자기업 조기상환 요구 최소화
주식인수계약서-주주간 합의서 분리
벤처기업의 성장 단계에 따라 필요한 핵심 조항이 담긴 투자단계별 벤처투자 계약서가 배포된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와 한국엔젤투자협회, 한국액셀러레이터 협회는 공동으로 벤처투자 계약서를 마련했다고 10일 밝혔다. 새로 도입된 계약서에는 초·중·후기 스타트업이 투자 단계별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세분화한 조항이 담긴다. 처음 투자 유치에 나서는 기업이 여타 투자자와 계약에서 현저하게 불리한 사항이 없는지 여부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2021년 3월 31일자 2면 참고
우선 초·중기단계 계약서에는 벤처투자 시장에서 흔히 쓰이고 있는 상환전환우선주(RCPS)가 아닌 상환권이 없는 전환우선주를 활용하도록 권고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다. 초기단계 투자에서 일부 투자기업이 조기 상환을 요구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또 초기단계 계약서에는 사전동의 삭제와 사전협의 대상을 최소화하도록 하고, 중기단계 계약서에는 진술과 보장의 범위를 후기 단계에 비해 축소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간 벤처투자 계약서에는 파산신청, 청산, 인수합병(M&A), 자회사 설립 등 주요 경영사항을 투자자와 사전 합의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밖에도 기존 투자계약서에서 주식인수계약서와 주주간 합의서를 분리하고, 이해관계인의 연대보증 지양, 주식매수청구권의 행사 범위 축소 조정 등이 새로 배포되는 계약서에 담긴다. 조건부지분인수계약(SAFE) 등 새로운 계약 방식에 대한 내용도 포함된다. 향후 협회는 지속적인 의견 수렴을 거쳐 법령 개정 시 마다 계약서 내용을 업데이트 한다는 계획이다.
협회 측에서는 “벤처투자를 유치하는 창업·벤처기업과 투자 경험이 많지 않은 엔젤투자자는 그간 참고할 만한 자료가 없어 투자계약서 작성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이번 투자 계약서 마련으로 각 투자 단계에 부합하는 계약이 가능해져 업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