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금융·출입 등 데이터 통합 관리
장병 스마트폰, 출입통제시스템 연계
비대면으로 신분 확인·증명서 발급
복지 서비스·시험 응시 등 간편 사용
'밀리패스'는 국내 최초로 추진되는 개인 중심 육군본부·현역 데이터 수집 활용 플랫폼이다.
입영대상, 현역 및 전역 군인, 군인 가족을 대상으로 각종 신분인증서·증명서, 페이 기능 등을 모바일 지갑에 담아 제공한다. 매년 25만명 이상 신규 정보가 생성되는 양질의 국방 현역 데이터 풀(Pool)을 활용해 현역 장병의 자기계발, 취업, 금융, 방역관리 등 다양한 분야별 서비스로 확장하는 것이 프로젝트 골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이 추진하는 '국민체감형 마이데이터 실증 서비스 지원 사업' 일환이다. 제로페이 운영사 한국간편결제진흥원이 주관하고 육군본부가 데이터 제공 기관으로 참여한다.
◇현역 장병 데이터 '마이데이터' 플랫폼으로 통합관리
밀리패스는 군복무 현장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기획됐다. 그동안 현역 군인의 병역, 금융, 출입·방역 데이터는 각 관련 기관이 따로 관리해 상호 확인이 어려웠다.
이 때문에 군 복무 전 단계에 걸쳐 생성된 개인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밀리패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보주체인 현역장병과 직업군인을 중심으로 이와 같은 데이터를 마이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통합 관리하고자 하는 시도다. 장병 데이터를 활용, 병역기간을 유의미한 사회화 과정으로 전환하자는 취지다.
밀리패스가 우선 적용되는 분야는 코로나19 방역관리다. 장병이 소지한 스마트폰 근거리무선통신(NFC) 또는 QR코드를 활용해 출입통제시스템과 연계를 추진한다. 예약시설의 경우 체크인 서비스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지난 2019년부터 스마트폰 사용이 모든 군 장병 대상으로 확대된 측면을 반영했다.
간편인증은 안전한 정보보호 체계 및 사용자 중심 신속온라인인증(FIDO), 단방향 동적 랜덤 인증코드(OTAC) 체계를 활용한다. 병역·금융·출입 및 방역관리 등에 사용되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구간·데이터 암호화-접근제어-스마트폰 보안의 3중 보안체계를 적용했다.
또 본인 선택에 따라 데이터 항목(Data Set) 단위로 선별적 다운로드·제3자 제공·철회가 가능한 역동적 동의 체계를 적용해 데이터 활용 개인화에도 중점을 뒀다. 금융 정보의 경우 안전한 데이터 수집 처리를 위해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전용 회선을 활용할 예정이며, 개인정보유출배상책임보험에도 의무 가입한다.
육군은 장병 개개인에게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를 지급해 실시간 위치정보와 심박수, 혈압, 운동량 건강상태를 수집하는 '병력현황관리체계' 구축을 추진 중이나, 이와 관련 건강 정보와 위치 정보를 군이 임의로 수집한다는 측면에서 정보인권 침해라는 지적도 잇따랐다.
밀리패스의 경우 정보 데이터 수집·활용과 정보 조회·활용의 본인 동의를 전제로 적용하기 때문에 데이터 주권 침해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장점도 있다.
◇군 장병 병역기간을 유의미한 사회화 과정으로
밀리패스를 활용하면 군 장병은 다양한 군인 혜택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현재 각 지자체나 교육기관이 군인 자기계발을 위해 비용 지원이나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군인 신분을 인증하기 위한 시스템은 디지털화가 더뎌 현장에서 이용에 불편을 겪어왔다. 밀리패스는 군인 신분 인증 시스템을 자체 탑재해 군인복지 서비스 이용을 활성화하는데 이바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현역 군인은 할인 혜택을 받으려면 입영사실확인서, 입영통지서 등 증빙자료를 정부24 홈페이지 등에서 출력해 서비스 제공업체나 대리점 등에 직접 제출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어학시험의 경우에도 '군인 규정신분증'을 소지해야만 시험에 응시할 수 있었다.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휴가증, 외출증, 복무확인서 등은 모두 규정 신분증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신분확인 증명서는 현역 장병 본인의 접수 사진이 포함된 신분확인서를 출력한 후, 소속 부대장 직인을 날인하고 봉인하는 등 번거로운 과정이 수반됐다.
밀리패스는 자체 전자지갑을 활용해 비대면으로 군인 신분을 확인하거나 증명서를 발급받아 즉각 제출할 수 있도록 지원, 이와 같은 불편함을 해소할 방침이다.
아울러 밀리패스는 병영생활 소통 플랫폼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군 의무 격리자의 '부실 급식' 문제 등은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전해드립니다' 등을 통해서 익명 제보가 이뤄졌다. 그러나 페이스북 제보의 경우 군인장병이 아닌 누구나 제보가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제보 내용의 진위 여부에 대한 불투명성 문제도 지적됐다. 실제로 해당 논란과 관련 현역 장교를 사칭해 군 장병들을 비하하며 허위 정보를 퍼트린 사례도 발생한 바 있다.
밀리패스의 현역정보 인증 시스템을 활용하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처럼 제보자 본인 신원을 밝히지 않으면서 현역 군인 여부를 입증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활용해 소통, 진로상담은 물론 고충상담 사례 역시 고발자 색출에 대한 부담 없이도 자유롭게 의견 개진이 가능한 창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