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매각 본입찰이 내달 7일 진행된다. e커머스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인수후보군 간의 수싸움이 치열해지면서 유통업계 전체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매각 주관사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적격후보자명단(숏리스트)을 대상으로 오는 6월 7일 본입찰을 실시한다고 통보했다.
지난 3월 진행된 예비입찰에는 롯데쇼핑과 신세계그룹, SK텔레콤, MBK파트너스가 참여했다. 네 후보군 모두 대외적으로는 인수 의지를 피력하고 있지만, 5조원으로 언급되는 높은 몸값과 불투명한 시너지 효과 등으로 인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면서 입찰 일정이 지연됐다.
본입찰이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 업체간 눈치싸움도 치열해졌다.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네이버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양사는 2500억원 규모의 지분 교환으로 전방위적인 협력을 선언한 만큼 인수 자금에 대한 부담을 나눠 짊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네이버와 CJ대한통운, 신세계그룹이 물류와 온라인 커머스 영역에서 전략적 동맹을 맺은 만큼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게 되면 쿠팡의 견제하고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롯데 역시 강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그룹 통합 온라인몰인 롯데온이 부침을 겪는 상황에서 e커머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그룹 차원에서 실탄 마련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롯데는 공동전선을 구축하려는 신세계와 네이버의 움직임을 의식하며 본입찰 전략을 짜는 데 고심하는 분위기다. 자체 자금력으로도 인수전을 완주할 수 있지만 5조원 안팎의 몸값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다른 후보군인 SK텔레콤과 MBK파트너스가 유통 대기업과 인수 경쟁을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수 후보군들은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을 3조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현금을 최소화 하고 지분스왑을 활용하는 방식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국 이베이 본사가 빠른 엑시트를 원한다는 점에서 이해관계가 엇갈린다.
그럼에도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불붙는 까닭은 단숨에 e커머스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베이코리아 거래액은 약 20조원으로 네이버(28조원) 쿠팡(24조원)에 이어 3위 규모다. SK텔레콤(11번가 10조원) 롯데쇼핑(롯데온 7.6조원), 신세계(SSG닷컴 4조원)의 경우 이베이코리아를 품어야 선두 업체들과 직접적 경쟁이 가능한 만큼 쉽게 놓칠 수 없는 매물이다.
업계 관계자는 “남은 2주간 경쟁사 입찰가 등을 예측하기 위한 눈치작전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높은 몸값과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만큼 예상보다 더 어려운 딜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