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업체 CATL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선두에 올려놓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핵심 특허가 만료된다. LFP 배터리는 가격이 저렴하고 안전성이 높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급부상했다. 이 LFP 배터리 제조를 위한 핵심 특허인 LFP 양극 소재 코팅 특허의 만료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이 기술은 LFP 양극재 표면을 카본으로 코팅해 전기 전도도를 올리는 것이 핵심이다. LFP 제조 및 코팅 기술 전반의 원천 특허는 유럽이 많이 보유하고 있다.
CATL, 비야디(BYD) 등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그동안 이 기술의 특허권 사용료를 내 왔다. 그러나 특허 만료로 추가 비용 없이 LFP 핵심 특허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중국은 수년 전부터 전 세계 광산에 투자해 리튬, 코발트 등 배터리 핵심 원재료 광물을 싹쓸이하고 자국을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육성했다. 외산 배터리에 전기차 보조금을 배제하는 정책도 불사했다. 이제 중국 업체들은 LFP 배터리 특허 비용 절감으로 가격 경쟁력도 끌어올릴 수 있다.
최근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화두는 성능, 안전성, 가격이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이 만드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는 주행 성능면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그러나 안전성과 가격 측면에서 LFP 배터리와 비교해 상당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업계는 LFP 배터리 경쟁력에 대해 위협적인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한다. 저가형 LFP 배터리와 달리 고급형 NCM 배터리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LFP 배터리 소재를 생산하고 있는 업체의 한 임원은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LFP 배터리 개발은 하고 있다”면서도 “실제 적용에는 부정적 인식이 있다”고 귀띔했다. 한국과 중국은 가는 방향이 엄연히 다르다는 의미다.
시장조사업체 우드매킨지는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LFP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5년 10%에서 오는 2030년 30%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성이 입증됐다면 우리 업계의 대응 전략을 다시 짜는 건 어떨까. NCM 배터리와 함께 LFP 배터리 경쟁력까지 갖춘다면 전기차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