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차 핵심 '라이다' 산업…韓 인력난에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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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라이다 업계가 구인난을 겪고 있다. 스타트업의 경우 신규 채용은 물론 기존 인력까지 이탈하면서 연구개발(R&D)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업체는 이직 가능성이 희박한 40대 이상 인력으로 충원하는 등 대안을 찾고 있지만 근본 해결책과는 거리가 있다. 라이다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나아가 미래차 전반의 인력난에 대비한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인포웍스, 카네비컴, 에스오에스랩, 서울로보틱스 등 라이다 업체가 인력난에 신음하고 있다. 인력 채용도 어렵지만 대기업 대비 낮은 임금과 복리후생 때문에 이직률도 높다. 우수 인력을 잡아 두기 위해 스톡옵션을 지급하는 등 대안을 제시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라이다는 레이저로 대상을 스캔해서 정밀한 3차원(3D) 공간정보를 인식하는 첨단 광학 장비다. 레이더·카메라와 함께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자율주행차 핵심 센서로, 차량 주변 사물을 파악해 3D 지도를 만든다.

A사 대표는 16일 “광 분야 관련 우수 인력 대다수는 디스플레이 관련 대기업 취직을 희망하고 있어 스타트업이 인재를 구하는 게 쉽지 않다”면서 “개발 인력을 채용하더라도 업무 숙련도가 쌓일 때쯤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바람에 회사로서는 손실이 크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B사 대표는 “문과 졸업생의 입사지원서는 쌓였지만 충원이 필요한 곳은 연구개발(R&D) 부서”라면서 “미래 유망 산업에 대한 전략적 육성을 위해선 대학에서도 융합전공, 복수전공 등을 장려해 인력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스타트업은 이직을 낮추기 위해 신입보다 30대 후반 이상의 경력 위주로 채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첨단 지식으로 무장한 신규 R&D 인력을 100% 대체하기는 어렵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라이다 산업뿐만 아니라 미래차 등 첨단산업 전반에 걸친 혁신 R&D 인력난은 갈수록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C사 대표는 “미국 등 선진국이 지난날 부족한 R&D 인력을 한국 등 아시아권 유학생으로 채운 것처럼 우리도 동유럽·동남아시아 등의 우수 인력을 유치해서 기르고, 기업들이 채용해서 산업 발전을 이어 갈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시장조사업체 인사이트 파트너스에 따르면 세계 라이다 시장은 지난 2019년 5억2135만달러(약 5887억원)에서 오는 2027년 43억4809만달러(4조9098억원)로 연평균 30.4% 성장이 전망된다. 세계 시장에서 차량용 라이다를 양산하는 업체는 프랑스 발레오가 유일하다. 고성장이 예상되는 라이다 시장에서의 기회가 국내 기업에도 있다는 이야기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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