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열풍이 뜨겁다. 올 1분기 벤처투자는 1조2455억원, 펀드 결성은 1조4561억원으로 역대 1분기 가운데 최대를 기록했다. 모든 업종 투자가 늘어난 가운데 유통·서비스,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생명·의료 등이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100억원 이상 투자를 유치한 기업도 역대 1분기 가운데 가장 많은 23개를 기록했다. 가히 '제2 벤처붐'이라 할 만하다. 최근 벤처 열풍은 반도체, 자동차 등 기존 주력산업 공급망이 급속히 재편되는 가운데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벤처 붐이 계속 이어져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양적 성장에도 벤처 생태계의 고질적인 해결 과제는 적지 않다. 대표적 문제가 정부 규제다. 특히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원격의료 등 신산업에 대한 이중·삼중의 규제가 벤처기업의 의지를 꺾고 있다. AR와 VR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해 여러 산하 기관에 규제가 산재해 있다. 서비스 인허가를 받기 위한 콘텐츠 등급 분류를 비롯해 저작권과 안정성 검사, 전자파 적합성 평가, KC인증 등을 부처별로 따로 받아야 한다. 겹겹이 둘러싼 규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기저기를 찾아다니다 시장 진입의 골든타임을 놓치기 일쑤다.
해외에서는 이미 활성화된 원격의료와 데이터 공유 등 신사업도 각종 규제로 말미암아 사업 자체가 아예 어려운 경우도 많다. 규제 샌드박스 등 보완 시스템이 있지만 규제 특례를 받은 기업조차 또 다른 규제로 말미암아 사업이 어렵다는 하소연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
제2 벤처 붐이 거품으로 꺼지지 않고 신산업의 마중물이 되도록 규제시스템의 근본적인 정비가 필요하다. 범정부 차원의 협의체 구성과 입법을 통한 이해관계 조정을 위한 국회의 관심이 필요하다. 또 규제개혁 예산 보강, 규제개혁위원회의 부처 승격, 각종 진흥법 정비, 규제 총영향평가 제도 도입 등도 면밀히 들여다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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