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SK의 배터리 분쟁이 막을 내렸다.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배상금 2조원을 받기로 하고 모든 다툼을 끝내기로 했다.

지난 2년 동안 사생결단을 벌인 LG와 SK의 합의를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실익 분석과 향후 전망 등 다양한 풀이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영업비밀의 중요성을 일깨웠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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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치 배터리.(사진=LG에너지솔루션)>

영업비밀은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으면서 그 자체로 경제적 가치가 있는 기술·경영상의 정보다. 특허와 유사해 보이지만 '비공지성'을 띤다.

외부에 노출하지 않은 꽁꽁 숨긴 핵심 정보이다 보니 영업비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산업계에서는 작은 힌트나 단편적인 정보라도 얻기 위해 사활을 건다. 기업 비밀을 노리는 해킹 조직이 활동하는 건 영화가 아니라 현실에서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배터리가 전기자동차 시대 핵심 부품으로 떠오르면서 전 세계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 완성차 업체까지 배터리 제조에 나서고,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아시아에 집중된 배터리 의존도를 탈피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경쟁 가열은 곧 인력 확보전을 예고하고, 인력 이동은 영업비밀의 노출이나 이동 가능성을 키운다.

직업 선택의 자유를 제한할 수는 없지만 경제적 가치가 있는 영업비밀도 함부로 다뤄져선 안 된다는 걸 LG와 SK 분쟁은 확인시켜 줬다. 기업은 영업비밀을 더 중시하고 철저히 관리·보호해야 할 것이다. 근로자들도 직업 안정성을 위해, 본인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보안 의식을 확고히 할 필요가 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