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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팹리스 중소기업들이 고사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세계 시스템반도체 시장점유율이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국내 팹리스 산업으로서는 근본적 육성책이 절실한 이유다. 산·학·연 연구개발(R&D) 협력과 반도체 인력을 양성하는 등 건전한 팹리스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제언 등이 그것이다.

핵심은 어떻게 하면 팹리스 산업계를 고사 위기에서 벗어나게 할 것인가이다. 답은 비교적 명확하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소프트웨어(SW)가 필요하다. 칩의 시장경쟁력은 하드웨어(HW) 자체보다 SW에 있다. HW에 SW 옷을 입혀야 한다. 사용자경험(User Experience)이라는 옷을 말이다.

시스템반도체는 특정 용도로 사용되는 주문형 반도체인 ASIC과 특정 용도로 표준화한 반도체인 ASSP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시스템반도체를 어떻게 하면 글로벌 범용성을 갖출 수 있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오픈소스 하드웨어(OSH) 커뮤니티에 참여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OSH는 HW 디자인에 필요한 기계도면, 회로도, 자재명세서, 인쇄회로기판(PCB) 레이아웃, 하드웨어기술언어(HDL) 소스코드 등 일체를 그 HW를 구동하는 SW와 함께 무료로 공개한다. SW는 OSH 커뮤니티에서 사용자로부터 피드백을 받아 개선되고, 거듭 재사용되면서 최적화된다. 사실상의 범용 표준으로 성장하게 된다.

OSH는 칩 메이커 문화와 함께 확산하고 있다. 칩 메이커들은 OSH 플랫폼 기반에 쉽고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개발한다. 메이커 문화를 이끌어 온 아두이노(Arduino)와 라스베리 파이(Raspberry Pi)를 비롯해 반도체 회사가 직접 만드는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의 비글보드(Beagleboard), 암(ARM)의 엠베드(Mbed) 등이 있다. 칩 메이커들은 개발 과정 일체를 개발보드와 함께 SW를 OSH 커뮤니티에 공개한다. 사용자가 만든 콘텐츠(UCC:User Created Content)다. 코드 호스팅 플랫폼인 깃허브(GitHub)에서 버전 관리와 협업이 일어난다. 서로가 피드백을 주고 개선해 나간다. 이를 통해 사용자경험이 쌓여 재사용이 가능한 SW가 된다.

메이커가 만든 DIY 전자제품이 OSH 마켓플레이스에서 거래까지 된다. 피드백을 받아 더 나은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모듈이 대부분이다. 대표적인 곳으로 에이다프루트(Adafruit), 스파크펀(SparkFun), 시드(SEEED) 등이 있다. 그곳에서 서로 인게이징해 협업한다. 스타트업이 되는 길이다. 이들은 HW에 SW 애플리케이션(앱)과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더하여 턴키 솔루션을 제공하는 부가가치 재판매 업체(VAR:Value-Added Reseller)로 성장한다.

글로벌 팹리스 기업들은 칩의 범용성을 OSH 커뮤니티에서 크라우드 소싱하고 있다. 사용자경험이 쌓인 오픈소스 SW를 UCC의 유저, 나아가 VAR로부터 받아 그들과 생태계를 함께 만든다. 그들이 개발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마케팅까지 해 준다. 위즈네트의 이더넷 칩이 아두이노를 비롯한 대부분의 OSH 플랫폼에 이더넷 실드(Ethernet Shield) 형태로 연동되는 것이 한 사례다. OSH 커뮤니티에서 더 많은 팹리스 기업들이 온라인 메이커 커뮤니티를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윤봉 위즈네트 대표 yblee@wizne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