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전기차 핵심파트너
연내 1공장 가동 목표로 접점 넓혀
씨아이에스 등 잇달아 장비 납품
韓 기술력 바탕 후발주자 만회 포석
스웨덴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가 폭스바겐 전기차 사업의 핵심 파트너이자 유럽연합(EU) 배터리 자립 전략 중추로 부상하면서 노스볼트와 협력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 소재·부품·장비(소부장)업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스볼트는 지난 2016년 설립된 신생 배터리 업체지만 유럽의 '탈 아시아 배터리' 전략과 맞닿으면서 입지가 커지고 있다.
노스볼트는 현재 스웨덴 북부 셸레프테오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연내 가동이 목표로, 국내 장비 업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 씨아이에스는 노스볼트에 내년 7월 말까지 이차전지용 전극공정 제조 장비를 납품하기로 했다. 씨아이에스는 지난해 11월 노스볼트와 153억원 규모의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전극공정은 이차전지 제조 과정에서 전(前) 공정에 해당하는 것으로, 씨아이에스가 만드는 코터·롤프레스 납품이 예상된다. 씨아이에스 관계자는 18일 “노스볼트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추가 공급과 관련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노메트리는 노스볼트에 검사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이노메트리는 지난해 12월 중국 우시선도스마트장비와 약 48억원 규모의 엑스레이 검사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이 장비가 노스볼트 스웨덴 공장에 들어간다. 이노메트리는 엑스레이를 활용해 배터리 내부에 있는 불량이나 이물을 자동 검사하는 장비를 만들고 있다. 라인에서 실시간 검사가 가능하고 자동화돼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노스볼트의 이차전지 생산 능력 확대에 따라 검사장비 수요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피앤이솔루션도 노스볼트와 141억원 규모의 충·방전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기간은 9월 말까지다. 피앤이솔루션은 배터리 수명을 테스트하는 '싸이클러'를 연구개발(R&D)용으로 납품할 예정이다.
노스볼트는 올해 안 스웨덴 공장 1차 가동이 목표다. 이에 배터리 제조에 필수적인 전극 장비, 검사 장비의 구매가 두드러진다.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 국내 기업과의 협력도 가시화되고 있다. 동진쎄미켐은 노스볼트에 음극재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음극재는 이차전지 4대 핵심 소재의 하나다. 동진쎄미켐은 음극재 납품을 위해 스웨덴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동진쎄미컴은 관련 인력을 채용하고 부지 선정을 검토하는 등 노스볼트와의 협력을 구체화하고 있다.
노스볼트와 국내 업체들의 접점이 늘어나는 건 한국 배터리 소부장이 시장에서 검증된 기술이기 때문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노스볼트가 배터리업계 후발 주자인 만큼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제조에 활용된 장비와 소재를 통해 배터리 시장 진입을 앞당기려 한다는 해석이다.
노스볼트는 조만간 스웨덴 2차 투자에 이어 폭스바겐과 합작 설립하는 독일 배터리 공장 물량도 발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배터리 소부장업계에 기회가 확대될 지 주목된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