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 피' 박철완 상무를 지지한다.”
금호석유화학 소액주주 가운데 경영권 분쟁을 촉발한 박 상무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들은 회사 주주 카페와 종목토론방 등에서 배당금 확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 등 박 상무의 미래 비전에 공감을 표명했다. 반대로 박찬구 회장에 대해서는 주주정책과 미래 사업 추진 등에 소홀했다고 평가했다. 한 소액주주는 “박 회장보다는 젊고 의욕 넘치는 박 상무가 경영을 더욱 잘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실은 반대다. 박 회장에 대한 긍정 평가가 우세하다. 통상 사측과 대립각을 세우는 노조마저 “현재 경영진은 코로나19 시대에 유례없는 실적을 냈다”면서 “박 상무가 아전인수 격으로 그룹을 통째 삼키려 한다”고 박 회장 측을 두둔했다.
최근 세계적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박 상무 측의 주주 제안에 대해 전부 반대를 권고했다. 국내외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오는 26일 주주총회에서 박 회장을 지지할 공산이 커졌다.
소액주주 표심은 나뉘고 있다. 특히 금호석유화학 이사회가 박 상무 측 주주 제안을 대거 받아들이고 배당금 확대, 이사회 선진화 등 추진 계획을 발표하면서 사측으로 돌아서는 소액주주들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그러나 금호석유화학 소액주주 지분은 외국인과 오너 일가를 제외하고 40% 안팎에 이른다는 점에서 이번 경영권 분쟁 결과는 안갯속이다.
최근 금호석유화학은 매출액 9조원 달성 및 배터리 신사업 투자 계획 등을 발표했다. 소액주주 끌어안기에 나선 것이지만 뒤늦은 감이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또 다른 소액주주는 “경영진이 경영권이 뺏기게 생기자 부랴부랴 주주친화정책 등을 강화하고 주주들 얘기에 귀기울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경영권 분쟁이 박 회장 측 승리로 끝난다 해도 소액주주와의 소통은 숙제로 남을 듯하다. 이들 덕분에 대규모 투자가 가능하고 경영권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더욱 강화, 세계적인 기업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주주들의 표심이 어느 쪽을 향하든 그 배경은 똑같기 때문이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