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수소경제, 착실하게 개척해야

Photo Image
김성복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H2KOREA) 단장

온실가스 등 세계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탄소경제에서 수소경제로의 에너지 패러다임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세계 유수의 에너지 전문가는 에너지 기반 체제가 탄소에서 수소로 변화한다면 단순히 환경과 에너지 분야를 넘어 사회·경제 분야까지 긍정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세계 컨설팅 기업과 투자은행도 수소경제가 세계 에너지 시장에 미칠 영향을 좋게 봤다. 지난 2017년 1월 세계 에너지 컨설팅 업체 매킨지는 수송·건물·발전용 수소 수요 증가에 따라 세계 수소시장 규모를 오는 2050년 2조5000억달러로 연평균 6%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9월 투자은행인 미국 골드만삭스 역시 2050년 세계 수소시장 규모를 12조달러로 전망했다. 대규모 수소경제가 형성될 것이라는 청신호에 따라 각국은 세계 시장 선점을 위해 자국 기술·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혁신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세계 수소시장 선도 국가로의 도약'이라는 비전 달성을 목표로 2019년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우리가 지닌 수소차, 수소연료전지 기술 등 잠재력을 기반으로 방향과 전략을 구체화해서 제시했다. 지난해 7월 발표한 한국판 뉴딜과 12월 발표한 '탄소중립' 선언 등 국가 친환경에너지 정책에 수소에너지를 핵심 요인으로 설정했다. 이 같은 수소경제에 대한 정책 지속성과 안정된 산업 육성 및 보호를 목적으로 올해 2월 5일에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수소경제 관련 법률을 마련, 시행했다.

세계 에너지 시장이 탄소경제에서 수소경제로 탈바꿈하는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청정수소 생산과 활용성을 높이는 것이다. 수소는 활용처가 다양한 친환경에너지인 동시에 재생에너지 등 기존 에너지원과 상호보완성이 높아 에너지 '캐리어'로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월 '제10차 국제재생에너지기구' 총회 참석 국가들은 그린수소가 재생에너지 저장·수송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탈탄소화에 기여하는 핵심 요소라는 점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미 유럽연합(EU), 독일, 프랑스, 일본, 노르웨이, 호주 등에서는 수전해 설비 기반의 그린수소 생산 기술력과 경제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석유 부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도 자국의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수출국으로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2040년 전체 수소 수요량의 70%를 그린수소로 공급할 계획을 수립했다. 현재 수전해 설비 용량 확대를 위한 기술 개발은 물론 새만금·제주 지역에서 실증사업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이와 함께 우리 정부는 지난해에는 2030년에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 국내 수소 수요량 대응책으로 해외 수소 도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미국, 독일, 노르웨이, 일본, 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의 유수 기업은 '수소 액화기술'에도 집중하는 추세다. 수소 액화 저장·운송 기술이 상용화 단계 또는 실증사업을 진행한다. 수소 저장과 운송을 위해서는 고압 기체 상태인 수소를 액체로 만드는 수소 액화기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이들 주요 국가들보다 늦게 수소경제로 전환했다. 그러나 지난 2년 연속 세계 수소차 판매량 1위, 수소충전소 최다 구축, 최대 연료전지 발전시장 조성 등 성과를 거뒀다. 세계 최초로 수소법도 제정했고, 로드맵 발표 이후 어느 국가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정부 정책과 수소법을 발판으로 수소경제 기술력·경쟁력 확보를 본격화하는 것이다.

앞으로 국내 수소 산업 연관 기업은 비즈니스 모델을 더욱 구체화해서 발굴해야 한다. 정부와 유관 기관은 산업 생태계 규모를 키우고 산·학·연의 자발 참여 유도를 위해 신속하게 기반을 구축하고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세계 수소 시장 개척자로서 착실하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김성복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H2KOREA) 단장 kimsb@h2korea.or.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