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공사(KIC)가 지난해 총 218억달러(약 23조7000억원) 투자수익을 올려 수익률 13.71%를 달성했다. 2019년 15.39% 수익률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수익률을 거뒀다.
누적 투자수익은 710억달러(약 77조2000억원)를 기록했다. 특히 2019~2020년 합계 수익이 420억원(약 46조원)에 달해 전체 누적 수익의 60%를 차지했다.
최희남 KIC 사장은 2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이번 투자성과는 정부예산 512조원의 약 4.6%, 삼성전자의 2019년 법인세 납부액 13조2000억원의 약 1.8배에 해당하는 의미 있는 수치”라며 “이룩한 성과에 자만하지 않고 세계 10대 국부펀드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IC의 운용자산 규모(NAV)는 2020년 말 기준 1831억달러(약 200조원)를 달성했다. 2015년 918억달러 이후 5년 만에 운용 규모가 2배로 성장했다. 이는 2350억달러 규모로 운용 중인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부펀드 '무바달라'에 이어 14위에 해당한다.
KIC는 운용자산 확대 일환으로 올해 신규 위탁기관을 적극 발굴하고 운용수익 극대화를 추진한다. 우선 해외 대체투자 협업 수요가 많고 공공성이 높은 공제회·중앙회 등으로 위탁기관을 확대해 수익률 제고에 기여할 계획이다.
최 사장은 “중앙회·공제회는 해외 대체투자 필요성이 큰데, 내부 인력과 경험이 없어 해외 블랙스톤 등 해외 GP(운용사)에게 맡겨왔다”며 “해외 대체 투자를 잘 하는 KIC가 이를 받아오고, 국내 금융투자사들과도 경쟁이 아니라 자문계약 통한 성과 분석, 펀드 관리 등 함께 성장하는 구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IC 내부적으로는 '자산배분 포럼'을 통해 장단기 투자 전략을 수립한다. 국부창출을 위해 '절대수익 추구 조직문화'도 강화한다. 성과에 바탕을 둔 보수 체계를 강화하고 벤치마크 대비 뛰어난 성과를 달성한 임직원에게는 초과수익 인센티브를 지급할 예정이다.
대체투자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술투자 역량도 강화한다.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샌프란시스코 사무소 개소를 추진한다. 실리콘밸리와 연계해 자율주행 등 북미 서부 지역에서 발달한 분야의 현지 투자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2000억달러 이상 운용 규모에 맞춘 '차세대 투자시스템'을 오는 3월까지 구축 완료하고 조기 안정화에 집중한다. 체계적인 데이터 집적, 투자업무 프로세스 최적화를 추구하고 데이터소스 및 머신러닝 기술을 투자에 활용한다.
최 사장은 “KIC는 풍부한 해외투자 경험, 고급정보의 접근성을 토대로 국내 금융산업 동반 성장을 이끌겠다”며 “지난해 농협중앙회와 해외 공동투자를 위한 조인트벤처 플랫폼 구축 사례를 바탕으로, 국내 공적기금과 공동 투자를 확대하고 대체 투자 관련 파생 산업에서 국내 업계의 활용도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