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카드업계 지형 변화 최대변수 롯데카드 “언제 팔려도 이상할 것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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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 매각은 그간 고착된 카드업계 지형을 단번에 뒤바꿀 수 있는 최대 변수로 꼽힌다. 신용판매액 기준 업계 5위에 해당하는 롯데카드의 인수합병(M&A)은 점차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는 상위권 카드사에도 강한 견제 신호를 줄 수 있어서다. 다만 카드업계를 둘러싼 부정적 업황은 매각 절차를 장기화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말 롯데카드 매각 주관사로 UBS를 선정하고 일부 잠재매수자를 대상으로 투자설명서(티저레터)를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인수를 완료한 뒤 두 번째 매각 시도다.

롯데카드는 2019년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뒤 끊임없이 시장에서 거론되던 매물이다. 롯데카드의 지난해 말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을 제외한 신용판매액은 97조6313억원으로 현대카드,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의 뒤를 이은 업계 5위 규모다. 금융지주계열 카드사인 하나카드와 우리카드의 약 1.5배 수준에 달하는 규모다.

이렇다 보니 자연스레 카드업계에선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가 유력 인수 후보로 여겨졌다. KB국민카드 입장에서는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단 번에 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어서다. 하나카드 역시 업계 상위권에 자리매김이 가능하다. 이번 매각 과정에서도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는 유력 인수 후보군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간편결제시장에서 지속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토스, 카카오페이 등도 롯데카드 매각설이 돌 때마다 유력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핀테크·빅테크 기업들은 지급결제 시장에서 지속 영역을 확대하고 있지만 아직 전업카드사 라이센스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카드업계에서도 기존 금융지주 계열사보다는 새로운 플레이어의 카드업계 진입을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카드업계 경쟁이 워낙에 치열하다보니 신규 진입하는 업체는 없이 기존 라이센스는 하나둘 사라지고 있는 분위기”라면서 “지금처럼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는 기존 업체보다는 오히려 시장에 새로 진입하려는 기업의 수요가 더 클 것”이라고 관측했다.

실제 여타 업권 대비 카드업계는 실질적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이다. 상위 3~4개사 치열하게 경쟁하는 시장 속에서 후발주자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수반된다. 300만개에 이르는 가맹점 모집비용을 당장 필요로 한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 거론되는 3조원 안팎의 몸값도 이러한 진입 비용을 고려한 금액으로 풀이된다. 기존 금융지주사를 대상으로 롯데카드 매각이 쉽게 진척되지 않는 이유다.

업계 안팎에서는 롯데카드 매각 성사 여부는 결국 인터넷전문은행이나 빅테크 기업이 신규 카드사 라이센스를 확보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신규 고객 확보와 새로운 비즈니스 개발에 나서느냐에 달렸다고 관측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 입장에서도 이미 5년 이상 지분을 보유한 만큼 언제라도 시장 환경이 조성되면 매각에 나설 것”이라면서 “결국 변화하는 카드업계 지형 속에서 3조원에 달하는 몸값을 지불하고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있다고 판단하느냐 여부에 따라 매각 여부가 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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