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전쟁에 금융시장 요동…코스피 2.5% 급락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
외국인·기관 1조원 넘게 팔아
비트코인 6%·이더리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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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과 충격에 3일 코스피는 하락 출발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관세 부과를 강행하자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 시각)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 중국에 10% 관세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이 급락세에 영향을 미쳤다. 관세가 부과되면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미국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진다. 이에 따라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이 줄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발 관세전쟁이 포문을 열면서 주식시장은 급락했다. 3일 코스피는 전장대비 2.5% 떨어졌다. 지수는 전장 대비 48.63포인트(1.93%) 내린 2468.74로 출발한 뒤 3% 넘게 밀려 장 중에는 2437.61을 기록했다. 이후 소폭 회복해 2453.95로 장을 마감했다. 같은 시각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710억원, 3730억원 순매도, 개인은 1조1280억원 순매수했다. 코스닥 지수는 10.03포인트(1.38%) 내린 718.26에 시작해 전장보다 24.49포인트(3.36%) 내린 703.80으로 거래를 마쳤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즉각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고, 중국도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와 함께 보복 조치를 시사하는 등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고조된 것이다.

환율은 13.3원 오른 1466.0원으로 출발해 상승 폭을 키우며 1470원대 초반에서 등락하다가 1467.20으로 마감했다. 같은 시각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1.06% 오른 109.365를 기록했다.

3일 오후 3시 30분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BTC)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5.93% 하락한 9만4504달러를 기록했다. 장 중 한때 9만200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14일 이후 처음이다. 비트코인 국내외 가격 차이를 뜻하는 김치 프리미엄은 8%대로 올라섰다. 가파른 하락세에 국내 시장이 과열됐다는 의미다.

이더리움(ETH)과 XRP는 24시간 전 대비 20% 가까이 급락해 각 2524달러, 2.33달러에 거래됐다. 솔라나(SOL)는 와 도지코인(DOGE)은 각 8%, 20% 가까이 떨어졌다.

암호화폐 시장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인 가운데 국내 거래소 업비트에서 달러와 일대일로 연동된 테더(USDT)는 24시간 전 대비 1% 넘게 올라 1592원을 돌파했다. 1470원대 수준 환율을 120원 넘게 웃도는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가치 방어가 뛰어난 스테이블코인에 자금이 몰린 영향이다.

트럼프발 무역 전쟁을 두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전반적인 경기침체 요인이 크고 수출 주도의 우리나라에는 부정적이라는 인식이 많다. 다만 우려가 실제보다 과장됐다는 관측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높고 법적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지적도 있는 만큼 무역분쟁 전면화라는 최악 시나리오보다는 일부 관세 부과 후 협상 시나리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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