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소매판매액지수 2.2%↓
車·음식료품·의복 모두 감소
산업생산 호조…반도체 견인
기재부 “민생지원 방안 강구”

지난해 우리나라 산업활동 동향이 생산은 증가한 반면, 소비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생산은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전년 대비 증가 폭을 키웠지만, 소비는 계엄 사태와 무안 참사 등의 영향으로 연말 특수가 사라지면서 카드대란 이후 가장 크게 하락했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2024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산업생산지수는 113.6(2020=100)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반면 재화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액지수는 101.6(2020=100)으로 전년 대비 2.2% 하락했다. 설비투자지수는 111.9(2020=100)로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와 운송장비에서 늘면서 전년 대비 4.1% 증가했다.
연간 산업생산은 광공업생산이 4.1% 증가하며 전체 호조세를 견인했다. 반도체와 의약품 등에서도 생산이 늘었다. 반도체 수출 회복 영향으로 전년(1.0%)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제조업생산은 작년에는 4.4% 증가세로 전환했다. 서비스 소비가 반영된 서비스 생산은 1.4% 증가하며 전년(3.2%) 대비 증가 폭이 축소됐다. 산업별로는 도소매 등에서 줄었지만 운수·창고, 금융·보험 등은 증가했다.
소매판매액은 2022년 이후 3년 연속 줄고 있으며, 감소 폭도 커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2.2% 감소는 카드대란 사태가 있었던 2003년(-3.2%) 이후 21년 만에 최대 폭 감소다. 소비재별로 보면 승용차 등 내구재(-3.1%),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4%), 의복 등 준내구재(-3.7%)에서 모두 판매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정치 불확실성으로 부동산 경기가 냉각되며 부동산업 생산 역시 2.5% 줄었다.
지난해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와 운송장비에서 늘면서 4.1% 증가했다. 건설기성은 토목(1.8%)에서 늘었지만 건축(-6.9%)에서 공사실적이 줄어 4.9% 감소했다. 2021년 -6.7% 이후 최대 폭 감소로, 지난해 건설업 불황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2월의 경우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연말에 발생한 여객기 참사 영향으로 내수가 부진한 모습이 이어졌다. 산업생산은 전달 대비 2.3% 증가하며 네 달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 등의 증가로 9.9% 증가했다. 하지만 소매판매는 내구재(-4.1%)와 준내구재(-0.6%) 등이 감소하며 전달 대비 0.6% 줄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생산 부문은 괜찮은데 지출이 따라가지 못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부는 경제정책방향에서 발표한 18조원 경기보강 패키지, 재정 신속집행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민생경제점검회의로 추가적인 민생지원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