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를 결정하기 위한 각 정당별 경선 시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자체 경선 규칙을 정하면서 본격적인 선거 채비에 들어갔다. 선거까지 90일도 채 남지 않으면서 그동안 유력후보로 거론되던 주자도 출마선언을 이어가고 있다. 각 정당은 설 연휴 전 예비후보 접수를 마감하고 경선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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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통과와 함께 임시국회가 종료되면서 각 정당은 본격적인 재·보궐선거 체제에 들어갔다. 국회법 개정으로 상시국회 체제가 갖춰지면서 임시국회가 없는 기간은 올해 1월이 유일하다. 사실상 이 달이 재보궐 준비를 위한 골든타임인 셈이다.

재·보궐선거 최대 관심사는 서울시장 후보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망으로 예상치 못했던 선거가 치러지면서 여권은 정권 재창출, 야권은 정권교체의 초석 마련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정당별 차이는 있지만 설 연휴 전 예비후보를 결정하고 경선절차에 들어간다는 큰 그림은 모두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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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별 경선이 임박하면서 유력 후보의 출마선언도 줄을 잇고 있다. 반면, 일부 유력주자들은 막판까지 주판알을 튕기는 모습이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대표적이다. 박 장관은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 유력후보군으로 계속 언급되지만, 아직 출마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관련 그의 공식적인 입장은 “이달 중 출마 여부 결정”으로 아직 확답을 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은 최근 박 장관의 행보에서 선언만 안 했을 뿐 사실상 출마한 것과 다름없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박 장관은 최근 TV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대중에서 얼굴을 알리면서, 정치권 일각에서 선거법 위반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 라디오 방송 출연에서는 “야당의 움직임을 보면 갈지 자 행보를 지속하는 분에게 서울을 맡겨도 되느냐란 물음이 지속되고 있다”며 앞서 출마 선언을 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저격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야권은 셈법이 복잡하다. 제1야당은 국민의힘이지만, 현재 스코어로 야권 서울시장 후보의 키를 쥐고 있는 것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다.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되던 안 대표가 일찌감치 서울시장 후보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미니대선으로 불리는 서울시장 선거판을 키웠다.

국민의힘은 지금까지 가장 많은 주자가 서울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귀책사유가 민주당에 있던 만큼 민주당 대비 다수 후보자가 나서면서 전시효과까지 나온다.

나경원 전 의원도 13일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당 내부적으로도 승리를 예견하며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정권교체 초석으로 삼겠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최종 유력후보 결정에서는 야권 단일화라는 가장 큰 난관이 있다. 특히 국민의당 안 대표를 두고 영입, 합당, 당 경선후 최종 단일화 등 다양한 셈법이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고민은 100% 국민 경선 룰과 최근 출마 선언을 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 사례에서 잘 드러난다. 국민의힘은 서울시장 후보 경선 규칙과 관련 예비경선은 당원투표 20%, 여론조사 80%로 진행하고, 본경선은 100% 여론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한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만들겠다는 의도지만, 사실상 안 대표의 합류를 의식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오 전 시장은 공식적으로 안 대표의 합류 결정을 제안했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 합류 및 통합에 나서지 않으면 출마하겠다는 조건부를 걸며 17일까지 답을 줄 것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이번주 중 오 전 시장과 안 대표의 회동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18일부터 예비후보 서류접수를 시작한다.

여권은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이 단일화에 합의했다. 이들은 12일 회동을 통해 두 사람이 각 당의 최종 후보자가 될 경우 후보단일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야권에서는 당 합류와 합당이 함께 논의되는 것과 달리 경선을 모두 치른 후 최종 후보자 상황에서 단일화를 한다는 구상이다.

그럼에도 민주당 입장에선 단일화보다 유력주자의 본격적인 출마 선언이 더 시급하다.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위해 “당 소속 공직자의 중대 잘못으로 생긴 보궐선거에는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당헌까진 고쳤지만, 정작 서울은 우상호 의원, 부산은 김영춘 전 국회 사무총장만이 출사표를 던져 후보 기근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그나마 2018년 지방선거와 2020년 총선 압승으로 구축한 조직력이 위안이다. 서울시 25명의 구청장 중 24명이 민주당 소속이고 시의회도 101명으로 압도적으로 장악하고 있다.

군소정당도 선거전에 돌입했다. 한동안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집중했던 정의당도 11일 권수정 서울시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민생당도 예비후보 공모절차를 준비 중으로 설 전에 후보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표> 4.7 재보궐선거 현황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이슈분석][4.7보궐선거 경선]서울시장 후보 이달 중 윤곽, 경선 동상이몽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