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궁지에 몰렸다. 전직 대통령 사면론을 꺼내든 이 대표를 향한 민주당 내 반발이 만만치 않다. 예상은 했지만 일부 당원 중심으로 지지 철회는 물론 사퇴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당을 망치지 말고 당원 뜻에 따라 물러나라” “이낙연 출당시켜라” 등 수백 개의 게시글이 달렸다. 당 일부 국회의원까지 반대 뜻을 내비쳤다. 반발이 거세지면서 이 대표도 머쓱해졌다. 이 대표는 “국민 공감대와 당사자 반성이 중요하다”라며 한 발 빼면서 처음 발언을 주워 담는 모양새다.
야당과 보수층은 신났다. “대통령을 앞세워 장난치지 마라”며 정치 이슈로 몰고 갈 태세다. 정작 권한을 쥔 청와대와 문재인 대통령이 무반응으로 일관하면서 해프닝으로 끝날 공산이 높아졌다. 물론 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다시 언급할 수 있다. 그러나 당내 핵심 지지층이 사퇴까지 거론할 정도로 격하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어설프게 대응했다가 십중팔구 긁어 부스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면 요건인 확정 판결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 공판일인 14일 이후 재점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역시 장담할 수 없다. 법적 문제를 지적하지만 이미 지난해 대법원 판결로 대략적인 형량이 나와 있다. 결단의 문제지 절차 문제로는 보이지 않는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이 대표가 사면론을 거론한 배경은 잊지 말아야 한다. 바로 '통합'이었다. 이념에 따라, 진영에 따라, 세대에 따라 찢어진 대한민국에서 지금 당장 필요한 핵심 키워드다. 방법은 다를지 모르지만 지금과 같은 분열 구도가 결코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이 대표의 사면론 발언은 결과적으로 논란의 불씨만 제공했다. 뒤집어 보면 사면에 대해 모든 국민이 뜻을 함께하기는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결국 정치적 결단으로 해결할 사안이다. 단지 시점이 문제다. 이 대표가 먼저 화두를 던졌을 뿐이다. 국민 대통합이 필요하다는 공감대 없이는 대한민국의 미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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