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이상 대형 벤처펀드 50개 돌파...벤처투자시장도 스케일업

우리나라에서 1000억원이 넘는 대형 벤처펀드가 50개를 돌파했다. 벤처기업의 스케일업이 꾸준히 요구되는 가운데 스타트업 성장을 지원할 모험자금 규모도 대형화하는 추세다. 3000억원 이상 규모의 벤처펀드도 시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29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LB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2일 3106억원 규모의 'LB 넥스트유니콘펀드' 결성총회를 마쳤다. 올해 안에 중기부 등록을 마치고 새해부터 투자에 들어간다. 현재 국내에 결성된 벤처펀드 가운데 네 번째로 큰 규모다.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LB넥스트유니콘펀드 결성으로 국내 벤처투자 시장에 결성총액 1000억원이 넘는 벤처펀드는 50개를 넘어섰다. 지난 2010년 이전까지 단 1개, 2015년까지 15개에 그친 1000억원 이상의 대형 벤처펀드가 최근 2~3년 사이 급증하고 있다.

벤처펀드 대형화는 2017년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3500억원 규모로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18'을 결성하면서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올해에도 한국투자파트너스, 아이엠엠인베스트먼트, 유안타인베스트먼트·키움증권(공동 운용) 등이 1000억원 이상 규모의 벤처펀드를 신규 조성했다. 3000억원이 넘는 펀드도 4개로 늘었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스타트업의 기업 가치가 증가하는 데다 여러 벤처캐피털(VC)이 함께 투자하는 클럽 딜보다는 단일 펀드가 유망 기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LB인베스트먼트가 최근 결성한 넥스트유니콘펀드 역시 시리즈A부터 시리즈C 단계까지 유망 기업에 대한 후속 투자를 이어 가는 것을 핵심 투자 전략으로 삼고 있다. 기업당 70억~200억원 수준까지 투자하는 것이 목표다. 투자 포트폴리오에 담긴 기업 가운데 유망 기업을 선별해 유니콘까지 성장을 적극 지원한다는 접근이다.

기업당 평균 투자 금액도 커지는 추세다.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예비유니콘 사업에 선정된 기업 가운데 후속 벤처투자를 받은 기업의 절반 이상이 100억원 넘는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지난 7월 5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한 뤼이드의 경우 개별 펀드당 100억원 이상의 금액이 투입됐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고성장 가능성이 보이는 기업의 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분위기”라면서 “외국계 펀드에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국내 VC 역시 대규모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5월 2000억원을 유치한 컬리의 경우 대부분 외국계 펀드에서 자금이 투입됐다.

정부 또한 벤처펀드 대형화를 유도하고 있다. 벤처펀드가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꾸는 등 유망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규모를 늘리기 위한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모태펀드 등 공공 영역의 출자 사업만으로는 펀드 대형화를 유도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외국계 자금 등과의 경쟁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벤처캐피탈협회 관계자는 “대형 VC뿐만 아니라 유한회사형(LLC)·독립계·신설VC까지도 속속 1000억원 이상 대형 펀드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벤처펀드 대형화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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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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