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새해부터 원가변동따라 오르내린다

산업부·한전, 전기요금 개편안 발표
2013년부터 변동분 반영 없이 운영돼
매 분기 책정…'요금체계 현실화' 꾀해
주택용, 계절·시간대별 선택요금제 도입

새해부터 석탄·액화천연가스(LNG) 등 발전 연료 가격 변동에 따라 전기요금이 내리거나 오른다. 또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전력 생산에 따른 추가 비용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배출권거래제 비용을 분리 고지, 소비자에게 투명한 정보를 제공한다. 산업·일반용에 적용하던 계절별·시간대별 선택 요금제를 주택용에도 도입, 누진제 외에 선택지를 준다. 지난 2013년 이후 변동 없던 전기요금 체계가 현실화되는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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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체계개편 주요내용.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는 17일 원가 변동을 반영한 가격 신호로 전기 사용 효율화를 유도하고, 기후·환경 비용 분리 고지로 친환경 전력 생산에 대한 소비자 수용성 제고를 위한 전기요금체계 개편안을 확정·발표했다.

이번 개편은 전기요금을 현실화하는 조치다. 현 전기요금 체계는 유가 등 원가 변동분을 요금에 적시 반영하지 못하고 2013년 이후 조정 없이 운영됐다. 기후·환경 비용도 명확하게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전기요금 가격 신호가 소비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기후·환경비용을 소비자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등 문제점이 제기됐다.

원가연계형 전기요금 체계는 새해부터 도입된다. '연료비 조정요금' 항목을 신설, 매 분기 연료비 변동분(실적연료비-기준연료비)을 3개월 주기로 전기요금에 반영한다. 다만 연료비 변동에 따른 요금의 급격한 인상·인하, 빈번한 조정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방지를 위해 조정 범위에 제한을 두는 등 보호장치도 마련했다. 산업부는 최근 유가 하락 추세 반영으로 일정 기간 전기요금 인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현재 전력량 요금에 포함돼 있는 기후·환경 관련 비용을 별도로 분리해 소비자에게 고지하고,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한다. 향후 전기요금 총괄원가에 따른 요금 조정 요인을 산출하는 과정에서 기후·환경비용 변동분도 포함해 조정 필요성, 수준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기후·환경비용은 주택용 4인 가구 월평균 사용량(350㎾h, 월 5만5000원) 기준 월 1850원이다.

새해 하반기부터는 주택용 전기요금제도도 개선·적용된다. 산업·일반용 등 다른 용도에서 도입·운영하고 있는 계절별·시간대별 선택 요금제를 주택용에도 도입한다. 전력 사용 패턴에 따라 누진제 또는 계시별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어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하고, 누진제에 대한 불만을 완화할 방침이다. 계시별 요금제를 적용하려면 시간대별 사용량 측정이 가능한 스마트미터기인 양방향원격검침기(AMI)를 설치해야 한다. 주택용 필수사용공제 할인제도는 취약계층에 대한 전기요금 지원은 더 확대하되 일반가구에 대한 할인 적용은 점진 축소, 2022년 7월 폐지한다.

이와 함께 새해에 종료되는 할인특례 제도를 정비한다. 자가용 신재생 할인의 경우 10㎾ 이하 설비는 3년 연장하고 그 이상은 종료한다. 에너지저장장치(ESS) 할인은 피크 시간대 할인을 확대하고 가동 중단 사업장 특례를 연장한다.

김정일 산업부 에너지혁신정책관은 “전기요금 체계 개편과 함께 한전과 전력그룹사의 고강도 경영 혁신을 통해 전력공급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고, 정부의 관리·감독을 강화해 전기요금 인상 요인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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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연계형 전기요금 체계 적용시 청구서 변경예시. 주택용 전력사용량 350㎾h 기준. [자료:산업통상자원부]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