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권영수 ETRI 본부장 "국산 초고성능 프로세서 '알데바란21' 개발 심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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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수 ETRI 지능형반도체연구본부장

“오는 2022년 인공지능(AI) 반도체 '알데바란21(K-AB21)'을 내놓을 계획입니다. 암(ARM)과 협업으로 세계를 호령할 강력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합니다.”

권영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지능형반도체연구본부장은 새로운 AI 반도체 개발에 정신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올해 초 알데바란9 개발을 마치고 지난 7월부터 K-AB21 개발에 나섰다.

AI 반도체는 말 그대로 AI 가속을 위한 칩이다. 이미지 속 대상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추론', 인공신경망에 특정 기능을 주입하는 '학습'을 수행한다. 지금까지 국내 기술로는 둘 다 감당하는 시도는 없었다. 알데바란9의 경우 초당 40조번 연산이 가능한 40테라플롭스(TF) 칩을 구현, 국내 최고 수준 기술력을 보였는데, 이 역시 추론에 초점을 둔 것이었다. 학습 가속에는 추론 대비 약 100배 수준 연산성능이 필요하다.

권 본부장은 “지금까지 추론과 학습 모두 가능한 성과를 이룬 곳은 '엔비디아'가 세계에서 유일하다”며 “새로운 칩인 K-AB21은 학습 가속도 가능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은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진 '실시간 학습'도 이루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K-AB21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슈퍼컴퓨터(HPC)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ETRI가 개발하는 슈퍼컴퓨터에 이를 적용할 계획이다.

권 본부장은 K-AB21에 인공신경망처리장치(NPU)와 CPU를 모두 담는 방향으로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NPU의 경우 '넥스트 버전'을 구현한다는 목표로 'XPU'라는 새로운 이름을 만들기도 했다.

그는 “AI 가속과 HPC 코어 기능을 함께 할 수 있도록 K-AB21을 설계 중”이라며 “두 기능을 모두 갖추게 되면 향후 시장성 확보에도 훨씬 유리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ARM과의 협업에서 기대하는 바가 크다. ARM은 K-AB21 개발에 자사 서버용 칩 솔루션인 '네오버스 V1'을 비롯해 다양한 기술을 지원한다.

권 본부장은 “ARM 칩은 과거 효율성에 집중해 성능이나 기능은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네오버스 V1을 비롯한 최근 결과물은 인텔의 서버용 코어보다 빠르다”며 “ARM 기술을 적용, 세계 슈퍼컴퓨터 순위 세계 1위에 오른 일본 '후가쿠'가 이를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K-AB21 개발이 관련분야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그는 단언했다. “K-AB21은 실시간 AI 추론과 학습은 물론이고 HPC에도 활용 가능한 프로세서가 될 것”이라며 “이 사업이 초고성능 프로세서를 만드는 마중물이 되고, 향후 우리나라가 HPC 관련 장기플랜을 자리 잡도록 하는 것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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