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청년 일자리 문제가 심각해진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내년 상반기에는 기존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어 기성 세대의 실직 또한 예견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와 자자체를 비롯해 대학에서도 창업을 적극 지원하려는 움직임이 전개되고 있다.
사실 실업난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창업을 육성하려는 움직임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시도는 아니다. 미국의 경우에도 대학 창업 교육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시기는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다. 세계대전 이후 유럽 경제가 전후 피해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미국 제품의 소비시장 역할을 해주지 못함에 따라 군대를 제대한 많은 청년들이 좀처럼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졌다.
뿐만 아니라 세계대전 기간 동안에는 학과 및 교육 프로그램 모두 군수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내용으로 편성됐다. 미사일 내지 암호 분야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수학과 물리학 등 기초과학 분야의 인재를 양성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 하지만 이들 분야는 취업을 하는 데 있어서는 그리 선호되는 분야가 아니었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많은 재학생들은 당초 군수 산업과 관련된 분야로 취업할 것을 희망하고 전공을 선택했는데, 관련 분야의 일자리 숫자가 크게 줄어들어 다른 대안을 모색해야 할 상황이었다.
이 때 미국의 주요 대학은 학생들에게 창업교육을 적극 수행했다. 1945년 하버드대에서 마일스 메이스 교수가 처음으로 창업과정을 도입했다. 이후 MIT가 창업과목을 개설했고,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미국 내 많은 대학들이 오일쇼크 이후 급증한 실업난을 해결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경영대학에서 기업가정신 교육을 수행했다.
학부 과정에서 창업 교육을 선도적으로 수행한 대학은 뱁슨대학교이다. 이후 베일러대학교, 캘거리대학교, 위치타주립대 등에서 이루어졌으며, 석사 수준에서의 전공은 1972년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시작됐다. 이들 대학이 기업가정신 교육에 초기부터 관심을 보인 이유는 대부분 기업가의 기부금에 의거해 설립된 대학이기에 실업난이 가중될 때마다 이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창업에 주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 대학이 창업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은 분명 우리 대학이 창업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과 유사하다. 하지만 실제 교육 방식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국내 대학이 수행하는 창업 교육의 일반적인 방식은 이론 중심의 강의이다. 국내외 사례를 강의 중심으로 전달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미국의 창업교육은 철저히 실무 위주다. 많은 대학에서 학내 기금 등을 활용해 창업 수업을 듣는 학생에게 실제 창업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 이러한 교육 방식은 실제 창업 후의 상황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전함으로써 창업 후 실패 가능성을 크게 낮추는 효과를 가져다준다. 뿐만 아니라 이 과정에서 먼저 창업한 선배들의 창업 실패율이 낮아지니 자연스럽게 후배들도 취업보다는 창업을 선택하려는 비율 또한 함께 높아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최근 미국은 창업교육을 단순히 기업을 경영하려는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창업 내지 기업가정신 과정을 단지 기업의 CEO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든 분야의 모든 직책에 해당되는 것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뿐만 아니라 비영리조직, 사회 단체 등 모든 조직에서 필요한 역량임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교육의 저변을 늘리고 있다.
취업이 어려워 불가피하게 창업에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 속에서 우리의 창업 교육 현실은 어떠한 수준인지 되돌아볼 일이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aijen@m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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