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Image
<비밀의 숲 시즌2>

안개가 자욱한 남해의 한 해수욕장, 서울에서 놀러온 대학생 둘이 술에 취한 채 바다에서 익사한 채 발견된다. 단순 사고였을까. 유일한 단서는 유명 인플루언서의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하게 발견된 사진 한 장이다. 여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산재된 단서는 곧 증거가 되고, 사건 관련성을 밝혀내는 핵심 연결고리가 된다.

드라마 비밀의 숲 시즌2는 단순 처리될 뻔한 익사 사고가 SNS 단서를 바탕으로 사건화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인플루언서의 본명도, 사는 곳도 몰랐던 경찰은 SNS 계정에 게시된 사진과 친구 관계 등을 바탕으로 중요 참고인을 특정하는 데 성공하고 결국 사건의 내막을 밝혀낸다.

이처럼 우리가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에 올리는 사진에는 생각보다 많은 개인정보가 담겼다. 내가 언제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유추하는 것은 물론이고 직업과 친구·가족관계, 생활반경, 음식 취향까지 누구나 볼 수 있게 공개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사진 파일 자체에도 많은 흔적이 남는다. 스마트폰 기종부터 촬영 시간, 위치 정보, 심한 경우에는 스마트폰 사용자 계정 이름까지 저장된다.

'디지털 발자국'은 이처럼 인터넷을 사용하며 웹과 SNS 등에 남는 다양한 디지털 기록을 일컫는다. 많은 기업이 디지털 발자국을 빅데이터 기술로 분석,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활용한다.

하지만, 관리가 소홀한 디지털 발자국은 범죄에 쉽게 악용된다. 심각한 보안 위협으로 부상한 소셜 엔지니어링 해킹(사회공학적 공격)은 전화번호나 이메일, 집주소 같은 정형화된 개인정보만이 아니라 다양한 SNS 비정형 정보를 모두 범죄 성공률을 높이는 프로파일링 재료로 활용한다.

대형 인터넷 쇼핑몰과 암호화폐 거래소, 대기업 등이 소셜 엔지니어링 해킹으로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 첨단 기술과 고성능 솔루션으로 단단하게 방비한 보안 체계조차 사람의 심리적 허점을 겨냥한 소셜 엔지니어링 해킹에는 무력하다는 지적이다.

올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된 n번방 등 디지털 성범죄 역시 SNS를 통해 피해 아동과 청소년에게 접근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줬다. 트위터와 텀블러 등 해외에 서버를 둔 일부 SNS에는 여전히 디지털 성범죄가 횡행하는 실정이다.

SNS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다. 소식을 전하고 친구의 근황을 놓치지 않고 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하지만, 과도한 SNS 활용의 부작용도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