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자금도 대거 유입...로보어드바이저 투자 신뢰도 한단계 '업'

최근 기관투자자 자금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에 대거 유입돼 눈길을 끈다. 직접 자금을 운용하는 것보다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향후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에 유입되는 기관 자금 규모와 참여 기관 증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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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로보어드바이저 기업 파운트에 복수의 기관투자자가 자금을 맡겼다. 안정성이 높은 채권형 상품 중심으로 자금 운용을 요청했다.

로보어드바이저 투자 플랫폼은 인공지능(AI) 알고리즘 기반으로 자금을 운용한다. 파운트의 경우 일반 개인을 위한 인공지능 투자 플랫폼 외에 기관 투자자를 위한 별도 상품을 기획해 자금을 유치해 왔다. 회사 설립 후 대형 금융기관에 파운트 솔루션을 공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이 신뢰도를 바탕으로 기관 자금까지 유치했다.

파운트에 자금을 맡긴 기관 중에는 1000억원 이상 맡긴 곳도 있다고 알려졌다.

기관 자금을 대거 유치하면서 파운트의 운용자산총액(AUM)은 지난 2분기 1615억원에서 3분기 이후 8073억원으로 늘어났다. 무려 400% 폭증했다. 고객수가 1만1199명에서 1만2529명으로 11.8% 증가한데 비해 운용자산 증가폭이 상당했다.

김영빈 파운트 대표는 “기존에도 다수 기관투자자 자금을 운용해왔고 최근 신규 기관을 고객사로 확보한게 맞다”며 “기존 투자자의 투자금이 크게 증가하면서 3분기 운용자산총액이 대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AI 증시 상승·하락에 맞게 투자자산을 자동으로 배분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공격적인 수익률을 예상한 사용자 기대치보다 수익률이 낮아 초기 사용자가 이탈한 후 지난 수 년간 이렇다 할 성장 기회를 찾지 못했다.

올해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코로나19로 증시가 폭락했을 때 로보어드바이저가 높은 수익 방어율을 보였고 지수가 회복할 때 함께 수익률이 증가하는 등 안정성이 높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사용자가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초저금리로 은행 예·적금 대신 로보어드바이저 투자를 택하는 수요도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영향으로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에 자금이 크게 유입되면서 관련 서비스 기업의 운용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불릴레오' 앱을 서비스하는 두물머리투자자문은 작년 3분기 676억원(실 투자고객 2029명)에서 올해 1487억원(1만2346명)으로 성장했다.

올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집행한 에임투자자문은 운용 규모가 작년 3분기 506억원에서 올해 3158억원으로 급증했다. 실 투자고객은 4614명에서 2만8941명으로 늘었다.

로보어드바이저 플랫폼 '쿼터백'을 서비스하는 쿼터백자산운용은 일반투자자 대상(일임형) 운용 규모가 작년 동기 286억원에서 올해 306억원으로 성장했다. 실 투자고객수는 154명에서 434명으로 증가했다.

디셈버앤컴퍼니 자산운용은 지난해 일반투자자 대상 총 운용 규모가 8억9000만원에 불과했으나 '핀트' 앱을 출시하고 대고객 접점이 확대되면서 실 투자고객수가 1만4191명, 운용 규모는 239억원으로 급증했다.

내년에는 로보어드바이저 기업간 AI 기술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개인 맞춤형 투자를 실현하기 위해 각 기업이 기술을 고도화하는데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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