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진출 앞둔 증권가...신뢰성 vs 혁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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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토스가 연내 증권업 진출을 확정하면서 기존 브로커리지 시장에 어떤 파급력을 끼칠지 눈길을 끈다. 금융상품 판매 중개를 위주로 한 카카오페이증권도 주식거래 중개서비스 진출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는 만큼 업계 관심이 쏠렸다.

토스는 최근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증권업 진출 본인가안을 확정받고 연내 증권업 진출을 확정했다. 18일 열리는 금융위 정례회의만 통과하면 최종 인가가 결정된다.

토스는 증권업 진출을 준비하면서 '무료 수수료 정책은 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주식 브로커리지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부분 증권사가 증권거래세를 제외한 수수료를 거의 무료화하다시피 한 것과 반대 행보다. 기존 증권사와 유사하거나 되레 높은 수수료를 적용할 수 있는데 결국 테크핀 서비스로 차별화해 사용자를 끌어모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린 전략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 추정하는 토스 주식거래 중개서비스의 벤치마킹 모델은 미국 주식거래 앱 '로빈후드(Robinhood)'다. 올해 글로벌 주식시장에 사용자가 큰 폭으로 몰렸는데 미국은 로빈후드 앱을 이용한 개인투자자 유입이 크게 증가했다.

로빈후드는 초보 투자자에 특화된 앱으로 잘 알려졌다. 원하는 종목 정보를 쉽게 살펴보고 매매할 수 있는 사용자경험(UX)이 강점으로 꼽힌다. 1주당 가격이 비싼 종목은 소수점으로 거래할 수도 있다. 여러 은행과 연동되므로 자신의 금융기관 계좌를 연동만하면 거래가 가능하다. 거래 편의성, 주식담보거래 지원, 사용자 투자정보 보기 기능에 따라 유·무료 버전으로 나뉜다.

국내 대부분 증권사가 데스크톱 버전(HTS)에서 출발해 모바일(MTS)로 진화했지만 토스는 처음부터 모바일 거래에 특화된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로빈후드는 계좌 연동을 지원하는 여러 금융기관에서 바로 거래를 할 수 있지만 토스는 별도의 토스증권 계좌 개설이 필요한 만큼 기존 1700만 사용자 기반을 계좌개설과 실제 거래 발생까지 유입시키는 것이 초기 서비스 성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맞경쟁 상대로 거론되는 증권사는 키움증권이다. 강력한 개인 투자자 기반을 확보했는데 올 3분기 기준 국내 주식시장 점유율 22.8%, 개인 기준 29.6%를 점유했다. 올해에만 신규 개설된 계좌는 240만개에 달한다. 국내 주식 일 약정금액은 19조5000억원으로 최고 기록을 세웠다.

기존 증권업계는 토스 진출에 긴장하기보다는 일단 성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증권사들이 오랫동안 서비스 신뢰도를 축적해온 만큼 신생 테크핀 서비스로 사용자가 이탈하는 비중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규모 투자금을 거래하는 개인의 경우 기존 주식매매 플랫폼을 이탈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시각도 있다.

토스의 테크핀 증권 서비스 성적에 따라 카카오페이증권 전략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김대홍 카카오페이증권 대표는 지난 7월 간담회에서 “MTS 등 여러 서비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당장 소액 중심의 펀드 등 간접투자 중심의 자산관리 서비스 플랫폼을 목표했지만 국내외 주식 거래 서비스 시장에 새로운 파급력을 끼칠 수 있는 전략을 강구하고 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증권은 대주주 증자여력이 높아 소액 펀드나 CMA 중심으로 다소 천천히 사업을 전개했고 기존 증권업계에 미친 영향도 크지 않았다”며 “이에 비해 토스증권은 자기자본을 확대하려면 대주주 증자 외에 외부투자 유치가 필요하므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한 공격적인 행보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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