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화이자가 코로나19 백신 상용화에 성큼 다가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세상이 들썩이고 있다. 화이자는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공동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의 예방 효과가 90% 이상이라고 발표했다. 백신을 접종한 참가자 기준으로 코로나19 감염률이 10% 미만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일반 독감 백신도 예방 효과가 50~70%인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화이자는 미국식품의약국(FDA)에 긴급 승인을 요청할 예정이어서 곧 백신이 시장에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우리 정부도 “아직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겠지만 해외 제약기업의 상용화가 임박했다는 소식 자체는 분명 고무적”이라고 강조했다.
아쉬운 점은 국내 상황이다. 해외는 이미 상용화 단계까지 들어갔지만 국내는 여전히 사람 대상 임상조차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제넥신, SK바이오사이언스, 진원생명과학 등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지만 연구실 실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사람을 상대로 임상을 시작하기 전이거나 초기 단계 수준이다. 가장 빠른 SK바이오와 진원생명과학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 1상 계획을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실정이다. 개발 속도에서 해외에 비해 한참 뒤처진다. 국내 바이오 기술의 위상을 감안하면 더딘 게 사실이다.
속도를 내야 한다. 백신은 예방률도 중요하지만 안전성이 생명이다. 혹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구 시간을 충분히 두는 등 만전을 기해야 한다. 이를 감안해도 지나치게 늦다. 화이자 소식이 알려지면서 백신 확보가 각 나라의 최대 현안이 될 것이다. 상용화한 백신 업체를 둔 나라와 그렇지 못한 나라의 백신 가격도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초기는 해외 백신에 의존하겠지만 결국 국산 코로나 백신이 나와야 한다. 국산화할 때까지는 국민 안전과 건강이 달려 있다. 임상 시험에 속도를 내도록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이미 세계는 백신 전쟁에 돌입했다. 화이자가 포문을 열었다. K-방역과 더불어 이제는 K-백신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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