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카메라 성능이나 디자인처럼 '온디바이스 AI' 적용 여부가 주요 경쟁 요소로 자리 잡았다. 스마트폰 시장이 '고가 vs 중저가' 시장에서 'AI 스마트폰 vs 일반 스마트폰' 시장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오는 2022년까지 출하되는 전체 스마트폰의 약 80%에 온디바이스 AI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화웨이나 애플이 자사 제품에 온디바이스 AI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화웨이는 2017년 세계 최초로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탑재한 시스템온칩(SoC) '기린970'을 발표해 주목받았다. 기존 클라우드 기반 AI 대비 전력 소모는 줄이고 보안성은 높였다. 이 칩셋이 탑재된 스마트폰 '메이트10'은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카메라에도 접목했다. 사람과 풍경을 인식해 스스로 카메라 설정을 최적화하는 지능형 촬영을 지원했다.
애플은 같은 해 A11 바이오닉에 AI 전용 칩 뉴럴 엔진을 최초 탑재했다. 이를 기반으로 애플은 아이폰의 이미지 및 모션 인식 기능을 강화했다. 카메라가 사용자 얼굴을 인식해 '잠금해제'하는 '페이스ID'가 온디바이스 AI가 적용된 기술이다.
AI 부문을 지속 강화해 온 애플은 2020년 초 AI 스타트업 엑스노를 2억달러(약 23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엑스노는 연산 능력이 제한된 소형기기에서 작동하는 AI 소프트웨어에 특화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엑스노 인수는 애플이 향후 후속작에서 한층 더 발전한 온디바이스 AI를 구현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온디바이스 AI 개발을 가속하고 있다. 2018년 NPU를 탑재한 AP '엑시노스9820'을 공개했으며, 2019년 3월 출시한 '갤럭시S10'에 이를 탑재했다. 이어 딥러닝의 데이터 크기를 8분의 1수준으로 줄여 전력 소모와 연산 기능을 향상시킨 '양자화 구간 학습 기술'(QIL)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