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S그룹 유통사인 GS리테일과 GS홈쇼핑이 전격 합병한다. 이번 합병으로 자산 9조원 규모의 초대형 유통 기업이 탄생한다. 온·오프라인 채널 통합 시너지를 발판으로 현재 15조원 규모의 연간 취급액을 2025년 25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은 10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합병안을 결의했다. 기업결합 심사와 내년 5월 주주총회 등 제반 절차를 거쳐 7월까지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존속법인은 GS리테일이며, GS홈쇼핑은 소멸한다. 합병비율은 1대 4.22로 GS홈쇼핑 주식 1주 당 GS리테일 신주 4.22주가 배정된다.
합병 결정은 오프라인 유통 기반의 GS리테일과 온라인 모바일 커머스에 강점이 있는 GS홈쇼핑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양사가 지닌 고객 데이터와 인프라를 결합해 치열한 국내 유통시장 생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산이다.
합병이 성사되면 자산 9조원, 연간 취급액 15조원, 일 거래 6000만건에 이르는 초대형 온·오프라인 통합 유통기업이 출범한다.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그룹을 잇는 새로운 유통 공룡의 탄생이다.
GS리테일은 편의점 등 전국 1만5000개 점포망을 보유하고 있고 GS홈쇼핑은 3000만이 넘는 TV홈쇼핑 시청가구와 1800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모바일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구매력과 판매력 측면에서 압도적 역량을 갖췄다.
GS리테일은 GS홈쇼핑의 온라인 커머스 역량을 통해 편의점과 슈퍼마켓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오프라인 전국 점포망과 물류 인프라를 통해 TV홈쇼핑과 모바일 커머스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존속법인인 GS리테일은 이같은 전략을 통해 오는 2025년 취급액 25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연평균 10% 이상 성장을 염두에 뒀다. 특히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채널 통합에 집중해 현재 2조8000억원 규모인 모바일 커머스 채널 취급액을 7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산이다.
합병을 통해 탄생하는 GS리테일은 기존 두 회사가 지닌 IT인프라와 데이터 역량의 결합을 통한 '커머스 테크 리더'를 지향한다. 물류 인프라와 배송 노하우의 결합으로 종합 풀필먼트 사업을 확대한다. 또 추가로 적극적인 투자 기회를 발굴해 미래 성장동력 불굴에도 집중하기로 했다.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은 “두 회사는 밸류 넘버원이라는 GS의 가치를 공유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 시장에서 경쟁력을 길러왔다”면서 “불확실한 경영 환경과 치열한 경쟁에 맞서 두 회사의 사업 역량을 한데 모아 더 큰 고객 가치를 만드는 일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의 대형화와 사업 전환은 국내외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최근 온라인쇼핑몰의 대표격인 미국 아마존이 아마존고, 아마존프레시, 홀푸드 같은 오프라인 점포로 확장하고 있다. 월마트는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최근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네이버쇼핑과 CJ대한통운 간 협력, 쿠팡의 대규모 물류배송 인프라 확충 등 다양한 시도와 유통의 대형화가 진행되고 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