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선박을 만들려면 조선, 연료전지, 배터리 기술을 모두 다뤄야 합니다. 빈센은 이를 융합하는 기술을 갖고 있고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이칠환 빈센 대표는 “레저용 소형선박을 시작으로 대형 선박까지 사업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빈센은 2017년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전기 선박을 시작으로 수소연료전지 및 하이브리드 선박을 개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20년 이상 선박 디자인과 설계를 맡았던 전문가다. 조선 업황이 어려워지자 대우조선해양을 퇴사해 사업을 시작했다.
이 대표는 “테슬라가 전기차로 자동차 시장에서 주목받던 시기, 전기 선박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시작했다”며 “조선기술은 있었으나 다른 기술을 접목해 사업하려면 학습이 필요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3인 기업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선박 시장에서의 테슬라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8M급 전기추진 보트를 개발해 2019 부산국제보트쇼에서 '올해의 보트상'까지 수상했다.
그러나 주행거리가 문제였다. 선박은 자동차와 달리 공기보다 1000배 이상 저항이 높은 물을 밀어내며 달려야 했다. 배터리를 늘리면 무게도 늘어 문제였다. 빈센이 수소연료전지 및 하이브리드 선박으로 눈을 돌린 이유다.
사업이 쉽진 않았다. 수소 기술력 세계 1위인 현대자동차 문을 두드렸으나 장벽이 높았다. 수소연료전지가 국가핵심 기술이었기 때문이다. 빈센은 올해 4월에서야 현대차와 기술미팅을 시작, 친환경 선박 개발을 위한 수소연료전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 대표는 “초기에는 어려웠지만 현재 현대차와 수소연료전지 선박 개발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95㎾급 수소연료전지 4개가 들어가는 친환경 선박 프로젝트를 내년 12월 진수를 목표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후 사업에 날개가 달렸다. 전기추진 모터 분야 세계 1위인 스위스 ABB가 먼저 파트너십을 요청해왔다. 대형 선박 위주인데 중소형 선박에 있어선 빈센과 협력하길 원했다. 향후 선박 마케팅도 ABB가 전담하기로 하면서 빈센은 기술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사업 전망은 밝다. 세계적으로 탄소 배출 억제를 위한 규제 대상에 선박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올해 시행된 친환경 선박법이 정부기관에 친환경 선박 발주를 의무화했다.
첫 사업 타깃인 소형선박 시장 규모도 크다. 국내 시장 규모만 9만척, 글로벌 시장은 1794만척으로 추산된다. 빈센은 중대형 선박 시장 진출도 계획 중이다. 해양수산부의 예인선 연구개발 및 실증 사업에 대우조선해양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이 대표는 “빈센은 파트너사가 가진 모든 기술을 융합해 해양 환경에 최적화하고 추가로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향후 대형 선박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전기 추진 시스템도 판매하는 글로벌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