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현행 24%인 법정 최고금리를 인하할 경우 약 60만명 이상 금융소외계층이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내몰릴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부금융시장이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금융시장 한 축으로 자생할 수 있도록 불완전성을 보완하는 정부 개입이나 정책 지원이 고려돼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29일 한국대부금융협회 주최로 열린 '제11회 소비자금융 콘퍼런스'에서 '포용적 서민금융을 위한 대부금융시장의 제도 개선'이란 주제로 발표에 나선 최철 숙명여대 교수는 “최저임금의 과도한 인상으로 오히려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컸던 만큼 최고금리 인하와 같은 직접적인 시장 개입과 통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이 자리에서 “대부금융시장을 분석한 결과, 최고금리 인하 후에 신용대출 규모, 증가율, 거래자 수, 대출금리 등 모든 부분에서 큰 폭으로 줄었다”면서 “지난 3차례(2011년 44%→39%, 2016년 상반기 34.9%→27.9%, 2018년 상반기 27.9%→24%) 최고금리 인하 이후 신용대출 규모뿐만 아니라 변동률이 감소한 것을 통해 최고금리가 대부금융시장 균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른 대출시장의 저금리 상황과 연계해 대부금융시장의 최고금리 인하 주장을 근거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가 현행 최고금리를 인하할 경우 60만명 이상이 대부업체에서도 대출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 교수는 “대부금융시장의 최고금리가 현행 24%에서 20%로 4%포인트(P) 인하될 경우 초과수요를 추정한 결과 약 3조원의 초과수요가 발생하고 1인당 평균 대출 금액을 524만7000원으로 산출할 수 있다”면서 “이럴 경우 약 60만명 초과수요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금리 인하로 대부업계 대출 중단이 속출할 경우 대출을 받고자 해도 기회를 얻지 못하는 수요자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최 교수는 자생적인 질서로서의 시장이 경제문제들을 효율적으로 풀어갈 수 있도록 정부의 개입이나 정책이 시장의 불완전성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검토·시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가장 취약한 영역인 중·고금리 대출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향후 대부금융시장이 건전한 제도권 금융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 필요하다”면서 “최고금리 규제와 관련 실증 분석 결과뿐만 아니라 학계 전문가들도 추가적인 인하를 논의할 시점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고, 시장 원리가 작용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