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올해 전력 소비가 전년에 이어 2년 연속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전력 소비가 2년 연속 줄어드는 것은 6·25 한국전쟁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철강 수요 부진에 이어 올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전력 소비 감소가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됐다.
15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산업 부진으로 말미암아 전력 소비가 감소한 데 이어 올해도 코로나19로 지난해보다 전력 소비가 줄 것으로 전망했다.
에경연이 한국전력공사 전력통계속보를 바탕으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력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8% 줄었다. 코로나19가 지속되는 상황을 감안할 때 올 하반기에도 이 같은 감소세를 만회할 만한 전력 소비가 이어지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강병욱 에경연 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가정용 전력 소비는 늘었지만 상업·산업용 전력 소비가 줄었다”면서 “지난 7월까지 누계로 감소한 것을 남은 기간 만회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전력 소비가 감소하면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과 1951년 2년 연속 감소 이래 처음이다. 지난해 전력판매량은 전년 대비 1.1% 감소하면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전력판매량이 줄어든 바 있다. 이전과 비교해 온화한 날씨와 함께 철강 등 전력 다소비 산업의 수요 부진으로 지난해 전력판매량이 줄었고, 올해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특수 상황이 겹치면서 전력 판매 감소가 장기로 이어졌다.
강 연구위원은 “전력 소비는 1970~1980년대에 10% 이상씩 늘다 2010년대 들어서는 3~4%씩 감소하는 현상을 보였지만 지난해 전력 소비 감소는 이례였다”면서 “통상 기저효과로 전력 소비가 다시 늘어나는데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특수 상황이 있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한 산업·상업용 부문 전력 수요 부진이 주원인이지만 예년에 비해 유난히 온화한 겨울철 날씨도 전력 소비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1월과 2월 '난방도일'(건물의 온도를 올리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계산한 값)이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4.1%, 4.8% 감소한 바 있다.
부문별로는 산업 부문의 전력 소비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1~7월 산업 부문 전력 소비는 전년 대비 5.1% 줄었다. 산업 부문 가운데에서도 특히 1차 금속의 전력 소비가 14.8% 감소했다. 자동차 제조 부문에서도 10.9% 줄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