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케이 프로젝트' 그랜드 오픈
IT인프라 활용 빅뱅 방식 깬 첫 사례
초개인화 맞춤형 서비스 허브로 육성

KB국민은행이 차세대 전산시스템 '더 케이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국내 최초로 종전의 빅뱅 방식에서 탈피, 총 14개 영역에 이르는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기반 미래 금융 플랫폼을 표방했다. 그동안 금융권에서 재현할 수 없던 맞춤형 디지털 서비스를 데이터와 AI 기반으로 제공하는 초개인화 정보기술(IT) 인프라로 활용한다.
KB국민은행은 13일 차세대 전산시스템 더 케이 프로젝트 그랜드 오픈을 발표했다. 오는 2024년까지 그룹 공동 클라우드시스템으로의 전환도 선언했다. IBM과 메인프레임 이용 계약이 종료되는 2025년을 기점으로 코어뱅킹을 포함한 전 영역에 걸친 클라우드 적용을 공식화했다. 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최신 기술을 접목, 혁신 IT 인프라를 구축했다. 미래형 전산시스템을 도입해 각종 마케팅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고도화한다. 마케팅 허브, 비대면 채널, 글로벌 플랫폼, IT 인프라 고도화 등 전체 시스템을 디지털 기반으로 전환했다.
더 케이 프로젝트는 10여년 동안 금융권이 추진해 온 빅뱅 방식을 파괴한 첫 차세대 시스템이다. 코어뱅킹은 그대로 유지하고 정보계 시스템 중심으로 차세대 환경을 도입했다. 미래 신기술을 주 전산에 녹이고 각종 마케팅 프로세스와 시스템 고도화에 초점을 맞췄다.
국민은행 디지털 혁신 완성을 위한 핵심 사업이다. 이보다 앞서 지난 2월 영업점 디지털 혁신을 우선 구현하기 위해 통합단말 시스템을 오픈했다. 이를 통해 업무 프로세스 간소화·표준화를 달성했다. 디지털화로 고객 편의성도 대폭 개선했다. 가계여신, 외환, 퇴직연금 같은 손이 많이 가는 업무들이 디지털을 통해 슬림화됐다. 단순 반복 업무는 로봇공정자동화(RPA)로 대폭 줄였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적은 비용과 짧은 개발 기간으로 빅뱅 방식을 깨뜨렸다는 점에서 금융권 차세대 프로젝트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업계약 방식도 기존 주사업자에 전 영역을 위임하지 않고 개별 방식 비중을 높였다. 사업 수행자인 SK C&C와 금융권 최초로 IT 외주 개발자 복지프로그램도 도입, 차세대 사업 수행 과정에서 상생경영을 실현한 것도 눈에 띈다.
삼성전자의 마음관리 수행제도를 도입해 팀장·직원 등 직책별 사무공간 차별을 없애고, 외주 IT 인력에도 동일한 1인당 사무공간을 제공했다. 프로젝트 수행에서 성과를 낸 직원을 포상하는 퍼포머 제도도 국내 최초로 병행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더 케이 프로젝트를 통해 미래 환경 변화에 신속한 대응이 가능한 IT 인프라를 확보했다”면서 “전 채널 간 끊임 없는 금융서비스 연계와 초개인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허브로 육성, 고객 편의성을 크게 향상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미 국민은행은 차세대 주 전산을 통해 올인원 서명, 신분증 스캔 등 사용자환경(UI)을 모두 디지털로 전환했다. 또 스크래핑을 통한 스마트 서류 제출, RPA 적용으로 단순 반복 업무를 절반 이상 줄였다. 국민은행은 내년 2월로 예정된 마이데이터 사업자 선정에 맞춰 모든 모바일 서비스를 AI 기반 디지털 채널로 전면 전환할 계획이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